'與 의총 참석' 소문 돌자 野 격앙…대통령실 "방문 일정 없다"

우의장 "尹, 국회 방문 계획 있다면 유보해달라…안전 담보 불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윤 대통령이 국회를 전격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일대가 들썩였다.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설은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회동 직후 들리기 시작했다.

애초 한 대표는 당 지도부·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하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안 표결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윤 대통령의 요청에 이를 취소하고 한남동 관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대통령이 오후 3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계엄과 탄핵, 그리고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이를 전하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국회로 와서 여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임기 단축 개헌을 설득할 것 같다는 제보가 있다"고 적었다.

그러자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출입을 저지해야 한다며 오후 2시 40분께부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대거 집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수괴 처벌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본청 정문 출입구에서 본회의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꽉 채웠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이 어떻게 국회를 옵니까"라며 "윤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당장 체포해서 탄핵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나란히 선 채 팔을 엮어 국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인간 띠'를 만들기도 했다.

윤 대통령 방문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대통령실이 공식 입장을 내면서 가라앉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오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도 긴급담화를 통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확인했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를 유보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를 방문하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본청 앞편 잔디광장과 뒤편 운동장에 헬기 착륙을 방지할 목적으로 버스 등 차량을 배치했다. 이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로 진입했던 것과 같은 상황을 예방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김치연 안정훈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