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즌 소매업계 공격적 마케팅
매출 3.8% 증가, 작년 성장률 웃돌아
연말 쇼핑 특수인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소비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여파로 경기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소비 심리가 얼어 붙지 않고 강력한 소비가 유지된 것은 소매업계의 공격적인 할인 정책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이다.
26일 뉴욕타임스(NYT)는 소매업계의 대대적인 할인 및 프로모션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잡으면서 연말 쇼핑 대목 특수를 이끌어 냈다고 보도했다.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보고서에 따르면 11월1일부터 12월24일까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판매 성장률인 3.1%는 물론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전망치인 3.2%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항목별로는 식당 소비가 지난해 대비 6.3% 증가했다. 보석류는 같은 기간 4% 늘었고 전자제품과 의류는 각각 3.7%, 3.6%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 행태별로는 온라인 구매가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6.7% 급증했다. 반면 오프라인 구매는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할인 상품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 행태 역시 두드러졌다는 게 마스터카드의 설명이다.
소비가 미국 경제 활동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버팀목이란 점에서 연말 쇼핑 기간 소매 판매 증가는 미국 경제에 고무적인 현상이다. 일각에선 소비 수요를 억누르는 요인들이 상존해 소매 판매의 약세가 점쳐지기도 했다. 소비 저해 요소로 꼽히는 요인에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촉발된 경제 불확실성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저해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지만 소비 수요가 증가한 데는 소매업계의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연말 쇼핑 대목엔 각종 할인 정책들이 구사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에는 할인 정책들이 더 공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잡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는 것이다.
월마트와 TJ맥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할인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연말 쇼핑 대목 기간 동안 방문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면서 매출 상승이라는 실적을 올렸다.
마스터카드 경제 연구소의 미셸 마이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연말 쇼핑 시즌 지출을 할 의향과 능력이 있지만 가장 큰 할인 기간에 온라인 소비가 집중된 것에서 알 수 있듯 가치를 중심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할인에 따른 매출 상승이라는 단 열매가 모든 소매업체들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 백화점 체인 유통업체와 의류 판매업체들은 미미한 매출 성장에 그치는가 하면 빅랏이나 파티 시티와 같은 업체들은 매출 부진으로 파산에 직면하기도 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