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장례 미사 뒤 로마 성모 대성전까지 6㎞ 운구행렬

바티칸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 후 안장지인 로마 시내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까지 운구 행렬 구간과 이동 방식이 공개됐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운구 행렬은 바티칸에서 출발해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움 등 유적지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성모 대성전까지 약 6㎞를 이동한다.

장례 미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수많은 시민이 교황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운구 행렬은 사람 걸음 속도로 천천히 이동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출발 시간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후 2시∼2시 30분께 성모 대성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6㎞를 이동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운구 행렬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강조했던 '사람들과 함께, 가까이'라는 철학이 마지막까지 반영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교황의 관이 지나가는 경로는 중세 시절 교황들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즉위식 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교황좌를 인수하러 갈 때 말을 타고 이동하던, '비아 파팔리스'(Via Papalis)라고 하는 '교황의 길'이다.

현대 가톨릭교회 역사에서 교황의 시신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로마 중심부, 즉 고대 로마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상 마지막 여정'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운구 차량 뒤에는 교황의 가족과 측근들만 탄 차 몇 대가 뒤따른다. 여기에는 교황의 개인 간호사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 측근 보좌진 피에르조르조 자네티와 다니엘레 케루비니,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패럴 추기경,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개인 비서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운구 행렬 구간은 철저히 통제된다. 헬리콥터와 드론이 상공에서 감시하고 경찰 병력이 바리케이드 뒤의 사람들을 감시한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장례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운구 장면을 지켜볼 수 있다.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