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학생 등록 차단 효력 중단됐지만…유학생 불안 확산
하버드 측 "케네디스쿨 연구원인 전직 외국 국가원수도 검문 걸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려고 한 시도가 법원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유학생들의 전학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버드대 측이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린 마틴 하버드대 이민 담당 국장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하버드대의 외국 학생 등록 인증을 취소하려 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유학생들 사이에 '심각한 두려움과 우려, 혼란'을 야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틴 국장은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자신에게 전학 문의를 해왔다면서 일부는 자신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소수의 미국인 학생들도 외국 학생이 사라진 하버드대에 계속 다니는 것에 망설임을 표했다고 마틴 국장은 전했다.
또 몇몇 외국 학생들은 하버드대를 통해 받은 비자로 인해 공항에서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서류는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가 위법이라면서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일부로 제출된 것이다.
앞서 미 연방법원은 국토안보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양측은 29일 열리는 본안 소송 재판에서 처음으로 법정에서 마주하게 될 예정이다.
만약 하버드대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이는 하버드 재학생 약 5천명과, 졸업 후 유학생 취업 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는 졸업생 약 2천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마틴 국장은 이날 법원 서류에서 "많은 외국인 학생과 학자들은 상당한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마틴 국장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를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하버드 유학생 비자를 지닌 학생과 그 가족들은 강화된 검문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현재 하버드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 연구원으로 있는 전직 국가 원수"도 곤경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전직 국가 원수가 누구인지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틴 국장은 현재 대부분 대학의 학부생 등록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전학을 고려하는 외국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동시에 홍콩 등 일부 국가의 대학들은 적극적으로 하버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wisef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