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9년 만에 가장 더운 날…스페인 기온 40도 육박

그리스 등 남부유럽서 큰 산불…프랑스서 폭염 뒤따른 폭우에 2명 숨져

유럽과 북미, 러시아 등 지구촌 곳곳을 덮친 때 이른 폭염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 각국에 폭염이 지속되며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으며, 곳곳에 산불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도 섭씨 38도를 넘나드는 이례적인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며 캐나다 토론토는 최근 2019년 이후로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의 기온은 최고 39도를 기록했다.

스페인 기상 당국은 다음 주에도 북아프리카로부터 더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최고 기온이 42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남부 지역 전역에도 폭염 경보가 내려졌으며, 마르세유의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물과 선풍기를 나눠주는 등 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강물 수온이 올라가면서 프랑스의 일부 원자력 발전소들은 냉각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 남부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인해 그리스 키오스섬 등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으며, 프랑스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도 산불 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에 뒤따라 발생한 폭풍우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에서는 거센 비바람에 넘어진 나무가 12살 소년을 덮쳐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북서부 지역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 한 명이 도로에 쓰러져 있는 나무와 충돌해 숨졌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수도 파리에도 거센 바람과 더불어 많은 비가 내려 에펠탑 꼭대기에서 순간풍속이 시속 112㎞를 기록했으며, 여러 지하철역이 물에 잠겼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와 돌풍으로 인해 프랑스 전역에서 10만 가구 이상이 일시적으로 정전을 겪어 긴급 구조대가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고 민방위 당국은 밝혔다.

러시아와 북미 등 다른 북반구 대륙들도 이례적인 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러시아 수문기상학센터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는 평년 기온보다 8∼9도가 더 높은 열대성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센터 측은 앞으로 며칠간 시베리아 남동부의 기온이 38도를 육박하는 등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에서는 미국 동부 지역을 달구고 있는 열돔 현상이 캐나다로도 확산하면서 지난 23일 캐나다 토론토의 기온은 36도까지 올라 2016년 7월 13일 이후로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토론토를 덮친 숨 막히는 더위는 이튿날까지 이어지면서 수영장 등 공공시설이 문을 닫았고, 주민들에게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같은 날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기온은 37.2도까지 치솟아 2012년 7월 18일 이후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으며, 보스턴의 기온도 37.8도를 기록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DC 등 다른 동부 연안 지역에서도 이날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됐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wisef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