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주는'골든 비자'문턱 대폭 낮추자 뉴질랜드에 미국 부자들'우르르' 몰려

[뉴스분석]

투자금액 하향, 영어 능력 폐지 등 완화
189건 신청, 이전 2년 반 접수보다 많아
미국인 신청자 85명, 전체의 절반 육박
사회 불안 부자들에'안전 피난처'각광

뉴질랜드가 부유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제공하는 '황금 비자' 문턱을 낮추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정부의 혼란을 피해 뉴질랜드를 찾는 미국인의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23일 가디언 호주판에 따르면 뉴질랜드 연립정부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지난 2월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Active Investor Plus·일명 골든 비자)' 비자 요건을 완화했다. 이는  부유한 외국인에게 뉴질랜드 거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4월부터 침체한 경제를 활성화 하기위해 시행된 새 완화 규정은 투자 기준을 대폭 낮췄다. 이 비자 신청에 필요한 투자금액을 기존의 3분의 1인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1억원)로 낮췄다. 이와함께 영어 능력 요건을  폐지하고  거주 요건을 기존 3년에서 3주로 대폭 줄이는 내용 등이 담겼다.
뉴질랜드 이민부 통계를 보면 새 규정 시행 이후 총 189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신청자와 동반 가족을 포함하면 609명에 달한다. 이는 이전 2년 반 동안 접수된 116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중 미국 국적 신청자가 85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중국(26건), 홍콩(24건)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아시아와 유럽 각국에서 신청했다.
가디언은 "새 규정에 따라 149명이 최소 500만 뉴질랜드달러(41억1000만원)를 3년간 투자하는 '성장형' 비자에, 40명이 최소 1000만 뉴질랜드달러(82억1850만원)를 5년간 투자하는 '균형형' 비자에 각각 지원했다"며 "이민국은 현재까지 100건이 원칙 승인했고 7건은 실제 자금이 이전돼 약 4500만 뉴질랜드달러(369억8235만원)가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민 및 정착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스튜어트 내시 전 뉴질랜드 경제개발부 장관은 "거의 모든 신청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민·이주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스튜어트 내시 전 경제개발부 장관은 "거의 모든 신청자가 트럼프 미 행정부 하에서 목격하는 변화 때문에 (비자를)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시 전 장관은 "현재 많은 이들이 '세금 피난처'가 아닌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다"며 "뉴질랜드는 안정적인 민주주의, 독립적인 사법제도, 안전한 금융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미국인들에게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인을 비롯한 부유한 외국인들이 뉴질랜드로 대거 모여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뉴질랜드 이민청 웹사이트 방문자는 2500% 급증했고, 미국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이후 방문자는 7만7000명으로 4배 증가하기도 했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에도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