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의원 주도 결의안 채택…미국 소주시장 경쟁 치열해져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한국의 전통술인 소주를 기념하는 날을 제정했다.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인 최석호(스티븐 최) 의원실과 현지 소주 업계에 따르면 최 의원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주의원들은 이날 오후 새크라멘토에서 소주 업체들과 지역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소주의 날' 지정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한국의 전통 소주를 기념하고자 제정한 '소주의 날'(Soju Day)을 공식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9월 20일을 소주의 날로 기념하기로 했다.
최 의원이 발의해 채택된 소주의 날 결의안은 한국 전통에 대한 인식과 존중을 높이고,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주(州)의 다문화적 정체성에 기여한 점을 널리 알린다고 최 의원실은 설명했다.
최 의원은 "소주는 한국의 유산, 문화, 커뮤니티의 유대감과 관련돼 있다"며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단결, 축제, 전통의 상징인 소주는 문화적인 교류의 다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소주 시음회를 비롯해 한국 문화 공연, 축하 이벤트 등이 이어졌다.
한국에서 여러 소주 제품을 들여와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 업체들은 최근 과일소주 등의 인기로 현지 젊은 층에서 소주 문화가 크게 확산 중인 분위기가 이번 결의안 채택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일소주 시장의 경우 미국에서 최근 5년간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30%가 넘는다.
이에 따라 현지의 미국 주류업체들도 최근 몇 년간 한국의 과일소주와 비슷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맥주·와인 판매 허가를 받은 업체가 특별 주류 판매 허가증 없이 소주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소주 시장 진입 규제를 점차 완화했다.
롯데칠성 김경동 미국법인장은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소주의날' 지정은 미국 내 한국 소주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확인해 준다"며 "한국 기업으로서는 소비자 저변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지 업체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