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중국 태생 미국인 웰스파고은행 간부, 이미 중국 떠나"

美인질특사 "트럼프 대통령이 분위기 설정…루비오 등이 언급하자 변화"

중국을 방문했다가 출국이 금지된 미국 웰스파고은행 간부가 미중 당국의 협상 끝에 최근 출국금지가 풀려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17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애틀랜타에서 웰스파고 중역으로 재직 중인 미국인 마오천웨에 대한 중국 당국의 출국 금지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마오가 이미 중국을 떠났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인질대응특사 애덤 볼러도 미국 동부시간으로 16일 워싱턴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중국에서 출국금지에 처했던 누군가가 방금 풀려났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인물이 마오천웨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볼러는 "대통령은 분위기를 잡았고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 그리고 고위급과 대사급, 루비오(국무장관)의 수준에서 언급하자 변화가 일어났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급이 개입해 출국금지 해제를 이끌어냈다고 부연했다.

마오의 출국금지 해제 소식은 미중 양국이 지난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분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 미중 정상이 오는 19일 이와 관련해 직접 통화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또한 외신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말 한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다만 마오의 출국금지 문제가 스페인 무역협상에서도 제기됐는지, 아니면 별도 대화를 통해 논의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 상하이 태생으로 미국으로 귀화한 시민권자인 마오가 수 주일 전 중국에 입국했다가 출국금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웰스파고는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마오천웨씨는 중국이 처리 중인 형사 사건에 연루돼 중국 법집행기관이 출국 제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 법률에 따라 사건이 조사 중이고, 마오천웨씨는 당분간 출국할 수 없으며 조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당국은 마오가 연루된 형사사건에 대한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마오가 해당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는 데 동의했다고 WP에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마오 관련 상황에 대한 논평 요청에 "중국은 법치주의 국가로 자국 법률에 따라 형사사건과 출입국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