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잿더미된 고향에 집지어 재건하겠다"
美 30대 남성, 파워볼 잭팟 당첨금 활용
지역 사회 기여 "불타기 전으로 돌릴 것"

20억달러가 넘는 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30대 남성이 산불로 황폐해진 고향을 되살리겠다며 거액을 투자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3년 전 파워볼 1등에 당첨된 에드윈 카스트로(33·사진)는 최근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알타데나 주택 부지 15곳을 1000만달러에 매입했다. 알타데나는 올해 1월 발생한 이튼·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지역이다.
당시 불길에 건물 9000채가 소실됐고 스페인식 복고풍 주택이 특징이던 지역색도 크게 훼손됐다.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재건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건물을 새로 짓는 대신 부지를 팔고 이주하는 주민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카스트로가 택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역 내 재건 사업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 아르빈 시리니얀스(Arvin Shirinyans)는 “몇 달 내 첫 건축 허가가 나올 예정이며, 전체 재건 사업은 약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두 필지에는 3베드룸 크래프츠맨(Craftsman) 스타일 주택과 부속 세대(ADU) 건축 허가가 신청된 상태다.
카스트로는 직접 알타데나에 정착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윌리웡카식 비밀 지하 공간이 있는 집을 설계 중”이라며 “아버지가 건설업에 종사했는데, 언젠가 내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 마을을 다시 세웠다’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금은 그의 전체 자산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카스트로는 단순 자선 사업의 취지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윤이 엄청나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나눠주려고 집을 짓는 건 아니다”라며 “공사가 끝날 시기에 주택을 팔면 지역 전체의 가치가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타데나에서 나고 자란 카스트로는 고향 유명 인사로 통한다. 2022년 11월 동네 한 주유소에서 산 파워볼 복권으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덕분이다. 파워볼은 1에서 69 사이 숫자 중 5개를 고르고 다시 1에서 26까지의 숫자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이 여섯 숫자를 모두 맞히면 1등에 당첨되는데, 확률은 무려 2억9220만분의 1이다.
당시 회차는 상당 기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엄청난 규모의 상금이 이월됐고 누적액은 20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카스트로는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고 1등 당첨자가 됐고 현금 7억6800만달러를 일시불로 수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인생을 바꾼 복권을 샀던 그 주유소만이 이번 산불에서 유일하게 불길을 피한 건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