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구 중 최소 135구…"처형·고문 자행한 흔적 뚜렷"
이스라엘 해명 거부…인권단체, 독립적 국제조사 촉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으로 돌려보낸 수감자 시신의 대다수는 심한 신체 훼손이 있었으며 가혹 행위로 악명 높은 이스라엘 구금 시설인 스데 테이만 감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니르 알바르시 가자 보건부 장관과 시신을 검시한 가자지구 나세르 병원의 대변인은 현재까지 시신 가방에 담긴 문서를 분석한 결과 팔다리 등이 잘린 시신 최소 135구가 스데 테이만 감옥에 있다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휴전협정에 따라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시신 150구를 인계한 상태다.
이스라엘 남부와 가자지구 접경지에 있는 스테 테이만 감옥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대상으로 고문 등 심한 가혹행위를 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 7월에는 스데 테이만 수감자 사이에서 여러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돼 수감자 담당 이스라엘 군인 9명이 체포돼 구금되기도 했다.
시신을 검시한 나세르 병원 의사들은 이번에 인계된 시신에 처형, 조직적인 고문을 자행한 흔적이 명백히 드러났다고도 주장했다.
신원이 확인된 가자지구 북부 출신의 마흐무드 이스마일 샤바트의 시신에는 목이 매달린 흔적과 함께 다리가 전차에 짓눌린 흔적이 동시에 있었다. 이는 그가 가자지구에서 다치거나 숨져 그 이후에 스데 테이만으로 옮겨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스라엘 매체와 교도소 내부 고발자의 증언에 따르면 스데 테이만에는 팔레스타인인 시신 약 1천500구가 보관돼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교도소 내부 고발자는 스데 테이만으로 끌려온 팔레스타인인 가운데는 가자지구 병원에 있던 환자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온 시신들이 스데 테이만 수감자인지 확인을 요청하자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유권 인권단체 중 하나인 이스라엘 인권의사회(PHR)는 "이스라엘 구금시설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의 숫자는 전례가 없고 고문·의료적 방치로 인한 사망과 관련한 입증된 증거가 있으며 이제 반환된 시신의 조사 결과까지 모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독립적인 국제적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