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부패 척결 단속 강화
10만원 이상·고급포장 월병 금지
중국 당국이 추석 전통음식인 월병에 대한 가격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감독국에서 직원들을 파견해 가격은 물론 포장과 무게까지 측정하면서 고가 월병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패척결을 목표로 500위안(약 9만4000원) 이상의 고가 월병들이 뇌물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10년대 이후 각종 고급 월병들이 출현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2010년 하겐다스는 중국에서 한 상자에 무려 815만위안, 한화로 약 15억원에 달하는 월병 세트를 출시했다. 하겐다스 측에 따르면 이 월병은 도금 상자에 포장됐고, 초고급 손목시계와 액세서리 등이 포함됐다. 말이 월병 세트이지 사실상 초호화 선물 상자인 셈이었다.
2013년에는 월병 상자를 순금으로 만든 16만위안(약 3000만원)짜리 '금 월병'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월병 선물 세트보다 '월병 티켓'이 더 각광 받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월병 티켓은 표면적으로는 월병을 교환할 수 있는 쿠폰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액면가의 절반 정도의 현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법망을 피하는 뇌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고가 월병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시장감독국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월병들의 성분과 무게, 함량부터 포장지까지 모두 검사하고 있다. 월병 포장은 3단을 넘어선 안되고 금박 등 귀금속을 섞은 고가의 포장지를 사용해도 단속에 걸린다. 명품가방, 고급 차나 와인을 끼워서 팔던 관행도 모두 금지되고 있다.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달 초부터 전국 지역단위 시장감독국 직원들을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파견해 중추절 월병 상품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패 척결을 목표로 지난 2022년부터 500위안 이상 고가 월병의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여전히 500~1000위안을 훌쩍 넘는 고가 월병들이 판매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감독을 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