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전기차 등 전기 수요 폭증

최악 사고 스리마일섬 원전도 재가동

2035년까지 1653조원 시장 규모 전망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 섬 원자역 발전소가 2028년부터 재가동된다.

전기차 보급이 늘고 인공지능(AI) 발달로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동을 멈췄던 원전까지 되살린 것이다.

스리마일 섬 원전은 1979년 3월 냉각수 공급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2호기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렸고 사고 이후 건물 내 방사능 수치가 정상 수치의 1000배까지 올랐다. 다행히 주민 10만여 명이 긴급 대피하면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호기는 가동을 중단했고 해체 작업을 하고 있따.

이번에 가동이 재개되는 원자로는 사고가 발생했던 2호기와는 다른 1호기다. 1호기는 2019년 천연가스·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가동이 중단됐었다. 그런데 원전을 운영하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20년간 독점 전력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16억달러를 투자해 2028년부터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원전 확대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8월 스위스는 올해 말까지 신규 원전 건설을 가능하게 할 원자력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위스는 2017년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확정한 국가다.

이탈리아 또한 지난 7월 10년 내 가동을 목표로 하는 소형모듈원전(SMR) 투자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2050년까지 원전이 전체 전력의 11% 이상을 맡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역시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결정했으며, 1990년 이후 마지막 원전 가동이 멈췄다. 프랑스는 탈원전 계획을 뒤집었다. 2018년 원전 비중을 50%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프랑스는 3년 뒤 신규 원전 14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스웨덴 또한 지난해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재래식 원전과 다수의 SMR전을 건설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빅테크들도 AI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28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원전은 매우 훌륭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중의 하나"라며 "에너지의 가용성과 비용, 그리고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까지 균형 있게 고려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의 3분의 1 정도가 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