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는 '비관', 기업 자체 전망은 '낙관', 이례적 격차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식시장 애널리스트들과 기업 자체 전망이 이례적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업들의 3분기 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중순의 전망치 7%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에 비해 기업들이 내놓은 자체 예상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6% 뛸 것으로 나타났다.

BI의 지나 마틴 아담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전망치 격차가 비정상적으로 큰 상황"이라면서 "기업 자체 전망이 훨씬 더 좋다는 것은 실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쉽게 넘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효율성을 강조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당 순이익(EPS) 실적 예측도 많이 좋아졌다. BI 모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P 500 기업들의 EPS는 0.14로, 코로나 이후 평균치 0.03을 크게 웃돌았다.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 500지수는 지난 11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2%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번 분기도 지난 1분기처럼 예상보다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분기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3.8% 성장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7.9% 성장했다.

3분기 실적발표에 처음 나선 기업들의 성적도 좋았다.

JP모건 체이스는 3분기에 순이자 이익이 깜짝 상승했다고 발표한 후 11일 주가가 약 4.5% 올랐다.

역시 대형은행인 웰스파고 주가도 이날 5.6% 상승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은행들에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일부 대형 은행들의 리스크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랠리를 주도한 대형 기술주그룹 '매그니피센트 7(M7)'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M7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에 36% 증가한 것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M7 기업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저조했으며 최근 S&P 500지수가 상승할 때도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윌슨 애널리스트는 "M7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면 이 기업들이 다시 높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