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휴머노이드로 노동력 대체·소득분배 악화 경고
"특정 기술 아닌 유연성, 삶의 질 교육해야" 제안
저명한 미국의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인공지능(AI) 발전이 소득 분배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하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삭스 교수는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 대담자로 나서 "AI에 이점만 있다는 생각은 맞지 않는다"며 "많은 패배자와 많은 승리자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기술은 생산성을 높인 동시에 소득 분배를 굉장히 변화시키고 엄청나게 많은 일자리를 없앴다"며 "AI가 이를 극적으로 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FII에 원격으로 참석해 AI에 대해 전망한 데 대해선 "그의 말이 맞는다면 그의 옵티머스(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3세대, 4세대가 나올 때쯤에는 임금 수준이 급전직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삭스 교수는 "천재적 발명가이자 혁신가인 머스크는 우리 앞에 풍요가 기다린다고 하지만 일자리를 빼앗길 사람들은 어떡하나"라며 "머스크의 (자산) 가치는 오늘 280억달러, 약 300억달러 정도이지만 나머지 우리의 가치는 매우 적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교육 체계가 AI 시대에 충분히 대비하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교육이 필수적인데 특히 특정한 기술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 아니라 유연성과 인간 삶의 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인간을 훈련하는 데에만 수년이 들어갈 업무를 옵티머스는 3시간 정도면 해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교, 대학의 교과목은 기술이 변화한 만큼 바뀌지 못했다"며 "미래에는 직업이 많이 바뀔 것이어서 더 유연한 삶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보편화한 원격근로 형태를 AI 시대 대응책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삭스 교수는 "전통적으로 중동이나 가난한 지역 젊은이들은 기술을 익혀 미국이나 영국 등지로 일하러 갔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서든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 전세계적으로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보수를 많이 받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야드=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