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시나리오 떠올리며 극심한 심적 고통…요가·명상 등 대처법 각광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로 미국민의 70% 가까이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요가와 명상으로 이를 해소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결과가 발표된 미국심리학회(APA)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69%가 대통령선거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의 68%를 웃돌며, 2016년의 52%보다는 훨씬 높다.

APA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인들은 정치에 대해 갈수록 큰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APA는 특히 이번 선거에 대해서는 "격동의 선거철이었다. 암살 시도들이 있었고, 뒤늦게 후보가 교체됐고, 토론회에서 드라마가 벌어졌으며 법정 다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상대편 후보가 당선되면 격변과 파멸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매우 큰 압박을 유권자들에게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전이 피곤한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피로감을 느끼거나 화가 나 있으며, 그게 아니라면 제발 빨리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시도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전했다.

지난 2일 오후 버지니아주 레스턴의 한 요가 스튜디오에서는 대선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요가와 명상 수업이 열렸다.

수업을 막 마친 유권자 셰릴 스티븐스(55)는 '대선 스트레스'에 대해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 같다"며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는 때도 있고 극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지지자인 스티븐스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경우에 대해 "이런 일들을 또다시 겪어야 한다면 어떻게 하나"고 말했다.

정반대 이유이긴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확고한 레스턴으로부터 차로 4시간 걸리는 세일럼에서는 똑같은 날 트럼프의 선거유세가 열렸다.

생계형 자영농으로 대마를 재배하는 조 업캐비지는 이번 선거에서 겪은 경험에 대해 "언론과 가짜뉴스로 여기저기 두들겨맞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무슨 말을 하기만 하면 가짜뉴스라는 신고를 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레비타운에서는 유권자 자격을 속이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너무 난장판이어서 거기 사는 모든 이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전하고 닭을 돌보고 나무를 쪼개는 일상 작업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말했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온라인에는 선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온갖 조언을 담은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호흡 연습부터 잠자리에서 소셜 미디어를 피하라는 비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처법이 제시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임상심리학자 수전 앨버스는 미국 방송 ABC 뉴스에 "이런 스트레스의 감내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곧바로 떠올리게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