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안보보좌관에 '反중국' 인사…'불법이민 단속' 강경파 전면에

'킹메이커' 와일스 비서실장 발탁 비롯 '충성파' 주요 보직에 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트럼프 2기'를 이끌 진영이 속속 갖춰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로 주요 보직을 채우면서 취임 직후부터 불법 이민자 추방 등 공약 이행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적극 부각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미 육군 특전부대원(일명 그린베레)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반중(反中)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각종 대(對)중국 제재 움직임에 적극 참여해왔고, 왈츠 의원 역시 하원 중국특위에 몸담으며 중국 견제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왔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들을 최종 기용할 경우 자신의 집권 2기에는 러시아, 중동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가혹하게 비판한 이력이 있는 두 사람을 선택했다"며 "이는 앞으로 몇 년간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은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한파'인 루비오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철저한 경계심을 드러냈으며, 왈츠 의원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에 대응해 대북·대러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엘리즈 스테파닉 연방 하원의원(뉴욕)을 각료급인 유엔주재 대사로 공식 지명하기도 했다. 스테파닉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사기' 주장을 열렬히 옹호한 측근으로, 한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자신의 선거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일한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을 시작으로 백악관과 내각의 주요 보직 인선을 공개해왔다.

특히 그는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 단속'을 이행할 진용을 빠르게 구축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장 직무 대행을 지낸 톰 호먼을 국경 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인 '국경 차르'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이 정책 담당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그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공약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을 내정했다는 미국 CNN 보도가 나왔다.

12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낙점했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밖에 트럼프 당선인은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의 환경보호청장 내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젤딘 의원이 환경보호청장에 실제 임명되면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기후 정책을 뒤집기 위한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을 추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