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16일(현지시간) 15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본인 포함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학교 총격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66년 이래 미국 전역의 유치원·초·중·고교에서 일과시간 중에 총기가 발사되거나 휘둘러진 사례를 수집하는 'K-12 학교 총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학교 총격 발생 건수와 희생자 수가 2021년 이래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인 2010년대 초와 비교하면 발생 건수와 희생자(사망자·부상자) 수 양쪽 다 각각 4배 이상으로 늘었다.

2017년까지는 발생 건수가 60건을 초과하는 연도가 단 한 번도 없었으나, 2018년 199건, 2019년 124건으로 기존 기록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학교 휴교 기간이 길었던 2020년에는 116건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어 2021년 257건, 2022년 308건, 2023년 349건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은 연말까지 2주가 남았는데도 이미 325건이다.

희생자 수를 연도별로 보면 1966년부터 2016년까지는 연간 최다기록이 1986년의 92명이었으나, 2018년에 159명으로 치솟았다.

그 후로는 2021년 189명, 2022년 273명, 2023년 249명, 2024년(현재까지) 267명으로 최근 수년간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연구자 데이비드 리드먼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학교 총격'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는 연구자별로 차이가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상승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친 사람이 없는 학교 내 총기 발사 사건 건수는 최근 들어 1960년대 이래 최다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추적해 온 사례 중 과반은 말다툼이 물리적 폭력으로 번진 경우라고 설명했다.

NYT는 다만 13만개에 가까운 미국 전역의 학교 중 연도별로 총기 사건이 발생하는 곳은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또 학교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 학교 부지 안쪽이면서도 건물 바깥인 장소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도 설명했다.

리드먼은 학교 총격 사건 급증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있으며 명확하게 짚을 수 있는 단일 요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최근 10년간 총기 판매가 증가한 점, 어린이들이 사는 집에 안전장치를 해 두지 않은 상태로 총을 놔두는 사례가 많은 점, 학교에 총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많아진 점 등이 모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학교 총격을 추적하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해, 올해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가 3만1천여명이라고 밝혔다.

WP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학교 총격 사건으로 숨진 사람의 수는 최소 13명으로 집계됐고, 총에 맞았으나 생존한 이의 수도 50명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6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발생한 사건까지 포함한 것이다.

WP는 학교 총격 사건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드문 일이지만 학교에 총기가 반입되는 경우는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1999년 4월 20일 범인 2명을 포함해 15명의 사망자를 내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들을 추적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있다.

WP 기준에 따르면 컬럼바인 고교 사건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은 426건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