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지검장 "무섭고 치밀하게 계획된 표적 살인"
미국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총격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26)가 17일(현지시간) 재판에 넘겨졌다.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지검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만조니를 테러 목적을 위한 1급 살인 및 불법 무기소지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옆 인도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톰슨 CEO를 살해한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만조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선 끝에 닷새 뒤인 9일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만조니의 얼굴을 알아본 직원의 신고로 그를 체포했다.
만조니는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교를 수석 졸업했고, 아이비리그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로 밝혀져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더했다.
만조니는 평소 1980년대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 폭탄테러범 '유나바머'를 흠모하고 인공지능과 스마트폰에 적대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등 반문명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조니는 범행에 사용할 탄환에 '부인'(deny), '방어'(defend) 등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을 써넣는 등 범행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기도 했다.
체포 당시 공익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건강보험사를 비판하며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하고 있었다.
브래그 지검장은 이날 기소 후 회견에서 만조니의 범죄 혐의에 대해 "무섭고 치밀하게 계획된 표적 살인"이라며 "이를 통해 충격과 위협을 의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뉴욕시의 가장 번화한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하루를 시작했던 통근자와 상점 주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했다"라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