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내 주상복합 '더 보라 3170'
반도건설, 한국식 설계와 편의시설 도입
100% 입주율에 타인종 입주민이 70%
지난 9월 한국의 건설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국 종합건설업체 반도건설이 LA한인타운에서 건설한 주상복합 아파트인 '더 보라(The Bora) 3170'가 계약 만료와 신규 입주로 인한 일시 공실을 제외하고 252세대 100% 입주를 완료하면서다. LA 한인타운 내 평균 입주율을 크게 초과하는 성과는 K아파트의 거침없는 질주의 서곡이다.
주류 건설업체들도 달성하기 힘들다는 100% 입주율은 한국 아파트 문화가 미국 내 고소득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볼 수 없던 각종 커뮤니티 시설과 혁신적 주거 설계가 미국에서도 통하면서 K푸드와 K문화에 이어 이제 K아파트가 미국 주거 환경을 파고 들어 오고 있다.
더 보라 3170의 내부에 들어서면 호텔에서 볼 법한 대형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커뮤니티 한쪽엔 입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와 스크린골프장이 자리잡과 있다. 스크린골프 시스템은 한국 제품을 그대로 들여왔다. 예약 없이 쓰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실내에도 한국 아파트의 장점이 곳곳에 녹아 있다. 바닥부터 한국식 마루판이 적용돼 카펫 위주인 미국 주택과 확연히 다르다. 고급형 빌트인 시스템과 이중 단열창, 수납 공간 등은 LA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선 찾아볼 수 없다.
월 렌트비는 스튜디오 2145~2643달러, 1베드 2404~3720달러, 2베드 4754~4877달러 수준으로 비싼 수준이지만 입주율은 비싼 렌트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100%다. 그만큼 입주민의 만족도 높다는 의미다. 한인 거주 비율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고소득 타인종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건설은 K아파트 성공 가능성에 고무되면서 LA에서 2차와 3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건설은 LA 한인타운 윌셔길에 위치한 두 번째 주상복합 아파트 프로젝트인 '더 보라 3020'을 올해 초 착공했으며 2027년 초 공사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3차는 분양 단지로 공급될 예정이다.
뉴욕에서도 도전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뉴욕 맨해튼 최중심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이어 릫뉴욕의 심장릮으로 불리는 타임스스퀘어 리테일 몰까지 인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비를 자랑하는 입지에 한국 건설사가 입성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들어 한국 건설사의 미국 진출도 크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9억4323만달러에 그쳤던 한국 건설사의 미국 수주액은 지난해 99억8300만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우미건설은 2022년 미국 자회사 우미USA를 설립하고 LA 한인타운에서 임대 주택을 건립하고 있다. GS건설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더 세븐'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도전했다.
한국 아파트의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