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고령 1호' 실체 놓고 尹 대통령측과 국회측 첨예 대결…헌법재판소, 중요 문건 평가

<尹탄핵심판 쟁점 ③>

김용현 작성 尹대통령 최종 승인…국회 정치 활동 금지 등 포함
공방 치열…尹측 "집행 의지 없었다"·국회측 "집행된 사례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박안수 계엄사령관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 1호는 계엄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 중 유일하게 일반에 공표됐다.
이 때문에 계엄 초기부터 위헌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으며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 직후 최우선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할 만큼 중요한 문건으로 평가받는다.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주내용

법조계에 따르면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 언론을 통제하고 미복귀 전공의를 처단하며 파업·집회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있다.
포고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980년 전두환 정권과 2017년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문건을 검토해 초안을 작성했으며, 지난해 12월 1일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윤 대통령은 '야간 통행금지' 부분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뒤 다음 날 문건을 최종 승인했다고 한다.
포고령 1호 관련 쟁점은 '포고령 내용 자체에 대한 위헌·위법성'과 '실제로 실행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는지'로 압축된다.
헌법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적혀있으며 계엄법도 "계엄사령관은 계엄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한다"고 정한다. 계엄 선포 시 대통령이나 계엄사령부가 국회의 입법권에 관여하거나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
이를 근거로 국회 측은 포고령 1호가 유일하게 계엄 해제 권한이 있는 국회의 활동을 막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위헌·위법하며 언론의 자유,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 등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尹측 "상징적인 의미일 뿐"

윤 대통령 측도 포고령 1호에 일부 위법 소지가 있음을 강하게 부인하지는 않는 편이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김 전 장관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을 당시 예문을 그대로 베껴 온 것"이라며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은 계엄에 필요한 형식으로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며 실행을 위한 계획이나 의지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사당에 들어가 2시간 30분 만에 계엄 해제 의결을 한 것을 보면 의지의 부재가 증명된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으로 막고자 한 것은 '국회·정당의 반국가 활동'일 뿐이지 '정상적 활동'을 막으려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도 했다.

▶국회측 "분명 실체 있었다"

반면 국회 측은 포고령은 실체가 있고 실제로 일부 집행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김 전 장관은 계엄 포고령의 집행 가능성이 없다고 봤느냐는 국회 측 질의에는 "(대통령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주무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집행하려고 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23분께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에 대해 알려줘라'라고 윤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고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는데, 국회 측은 이 역시 포고령이 실제로 집행된 사례라는 입장이다.
포고령을 집행할 의지가 있었는지를 따지려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국회를 봉쇄하려 했는지,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도 추가로 규명돼야 한다.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은 이 지점에서도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