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되고 싶어" 트럼프 AI 합성 사진 올리자
"신앙을 조롱하지 말라"
백악관 "가톨릭 옹호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복장을 한 자신의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사진)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두고 가톨릭계와 신자들 사이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이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기자들로부터 차기 교황에 대한 선호도 질문을 받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이라고 말한 이후 등장했다.
3일 BBC방송에 따르면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신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가톨릭 단체와 기관들을 모욕한 처사"라면서 해당 사진이 "우파 세계의 리더가 광대짓을 하고 돌아다닌다는 보여주는 이미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모습을 가톨릭 신앙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처럼 꾸민 이미지를 올렸다. AI로 생성한 것으로 추정된 이 사진에서 그는 교황이 입는 흰색 예복에 금색 십자가 목걸이를 건 채 굳은 표정으로 오른손 검지를 위로 치켜들고 있다.
미국 뉴욕주 주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톨릭 신앙을 조롱했다고 비난했다.
뉴욕주주교회의는 엑스(X)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방금 묻었고, 추기경들은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엄숙한 콘클라베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를 조롱하지 마시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이나 가톨릭 신앙을 조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조의를 표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날아갔다"면서 "그는 가톨릭과 종교의 자유의 확고한 옹호자"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교황청은 해당 사진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