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강병화 교수는 1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야생 들풀을 채집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4,500여 종의 씨앗을 모을 수 있었고 혼자의 노력으로 종자은행을 세우는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서 많은 언론으로부터 취재를 받기도 했는데 강병화 교수는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1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 세상에 '잡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그게 바로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 역시 잡초가 됩니다.
산삼이라 할지라도 엉뚱한 곳에 나면 잡초가 되는데 잡초란 단지 뿌리를 내린 곳이 다를 뿐입니다. 들에서 자라는 모든 풀은 다 이름이 있고 생명이 있습니다. 세상에 잡초 같은 사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혹시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단지 자신이 뿌리를 내려야 할 자리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 땅을 살다 간 사람들 가운데 잡초와 같은 모습으로 인생을 마감했던 사람들도 적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들 나름대로 남들이 갖지 못한 개성과 자질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주변에 보지만 아름다운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잡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인생에 무엇보다 관심을 가져야할 일이 있는데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일입니다.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위치를 정확히 분별하고 이를 최고의 자리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개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라는 말입니다. 우리의 존재는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각자 특별한 재능과 달란트를 가지고 이 땅에 왔습니다. 이제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개성을 살려서 아름다운 인생을 이루어야 하는데 주어진 자리에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2020-06-1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