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재위 10년째 되던 1428년 '김화'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세종은 이러한 사건을 접하면서 깊이 탄식하는 가운데 자신의 덕이 없음을 크게 자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신하들을 소집해서 백성들을 교화할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왕은 모인 신하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지혜를 구했습니다.
이때 허조라는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형벌 제도가 관대하여 이런 일이 생긴 것인 만큼 법을 강화해서 엄히 다스려야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변계량이라는 신하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을 강화해서 될 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서 스스로 효행을 깨치게 하소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라에서 윤리, 도덕 교과서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모범이 될 만한 효자, 충신, 열녀의 행실을 모아서 만든 결과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교화서의 탄생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세종 제위 시간인 1432년에 햇빛을 보게 된 '삼강행실도'라는 책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녀들이 그들의 부모를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은 인격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종실록에 보면 이러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으로 백성의 떳떳한 도리를 높이니 세상을 교화하여 화평한 시대를 이룰 것이다." 어른들은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정의롭고 선한 것을 보여주며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세종 임금이 앞장서서 출판했던 '삼강행실도'와 같이 자녀들에게 윤리나 도덕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변한다 할지라도 사람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윤리 도덕은 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1-06-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