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8년 유비와 손권이 이끄는 연합군은 자신들보다 수가 훨씬 많은 조조의 대군과 양쯔강 남안의 적벽에서 맞닥뜨립니다. 이처럼 숫자에서 열세했던 연합군의 책사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전술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동짓날부터 3일 동안 거센 남동풍을 빌려 오겠으니 그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거센 남동풍이 불어올 때 화공으로 적군을 물리치겠다는 전술이었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꼭 필요한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이 목욕재계하고 밤낮으로 기도를 드린 지 사흘 만에 거짓말같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조조의 대군은 적벽대전에서 연합군에게 크게 패하게 됩니다. 이때 설마 하면서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은 제갈량의 신통력에 대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갈량이 신통력을 가졌다기보다는 매년 그 무렵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는 한 노인을 통해서 동짓날 전후에 미꾸라지가 물 위로 부지런히 들락거리면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던 지식에 지혜를 더해서 이러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고 그 결과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배운 것이 많아서 지식이 있다 할지라도 경험이 부족하면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경험만 강조하다 보면 고집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지식과 경험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서 귀한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유대인들의 지혜서 탈무드에 보면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제갈량이 무슨 대단한 신통력이라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구름과 천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기상상황을 예측하면서 지혜롭게 전쟁에 활용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2021-09-1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