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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준철의 ‘시쓰고 중얼중얼’

버려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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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짐에 대하여 
박인애

 
노인의 집 앞에
웃돈을 얹어주어야 치워 갈 듯한 
대용량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구형 모니터와 무거워 보이는 데스크톱
전선으로 목이 칭칭 감긴 키보드 
유선 마우스와 스피커까지
일가족이 거리로 나앉았다 

그 집에서 버려지는 물건은 
낡았거나 어둡거나 슬프다 
오물로 얼룩진 매트리스
니스가 벗겨진 나무 의자
누렇게 색이 변한 책과 이 빠진 접시
한때 노인이 아꼈을 애장품이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버려지고 또 버려진다 

그의 창은 닫혀있다
소리도 냄새도 담을 넘지 않는다 
간병인과 배달 차량 정원사
이따금 자손들이 드나들며 
제 몫을 하고 갈 뿐이다
바깥세상을 연결해주던 통로는 
뽑힌 플러그처럼 차단되었다 

내 의지가 있을 때까지만 살다가 
너라는 폴더 하나 가슴에 저장하고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버려지는 게 아닌 
또 다른 이름으로 저장되는 거니까 

버려진다는 것은 지독히 슬픈 일이다


박인애 시인은 지난 해까지 미주한국문인협회 부회장으로 봉사했고 현재 달라스문학회 회장으로 있는 시인이자 수필가이다. 지난 해 제1회 정지용해외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수상작이 위의 작품이다. 많은 언론에서 정지용해외문학상에 주목하고 정작 그녀가 수상한 작품 전문이 발표된 지면이 적은 것이 아쉬워 이렇게 소개하게 되었다.
우린 모두 버려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편함을 가지고 산다. 더욱이 늙어가면서 그 감정은 아마 더욱 짙어지리라 생각된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게되는 풍경에서 시인은 그 쓸모를 다한 버려짐을 목도했을 것이다. 어쩌면 아직 조금은 더 쓰일 수 있음에도 밀려나서 버려지는 안타까움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린 원하든 원치 않든 버리고 또 버려진다. 시인은 그 버려짐 안에서 아직 버려지지 않았으나 곧 버려질 우리의 모습을, 우리의 슬픔을 보았을 것이다.  버려짐은 분명 슬픈 일이다. 하지만 그 슬픔에 대한 우리의 개개인의 준비도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그 슬픔을 공감하고 잠시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2023-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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