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자부심과 긍지

     화창한 어느 봄날 아이들이 공원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나 하고 찾아다니다가 공원 한쪽 벽에 열심히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그들에게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아저씨. 지금 뭐하고 계세요?" 첫째 사람은 아주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데 지금 너무 힘드니까 조용히 해줄래?"


  • 【카이로스를 붙잡는 기회】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토리노 박물관에는 아주 특이한 조각상이 있습니다. 앞머리는 머리숱이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숱이 없는 민머리입니다. 몸은 벌거벗었고 발에는 날개가 달린 카이로스 신이 조각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카이로스가 다가올 때 그 앞머리를 붙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이로스를 한번 지나쳐 버리면 그를 잡고 싶어도 머리를 잡지 못하여 그냥 날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 사랑을 받으며 자란 티

     서울에서 꽃 가게를 운영하는 한 분이 자신의 일기장에 기록해 놓은 한 토막글 입니다. <…아파트 상가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골손님 중에는 5년 전 사고를 당해서 남편을 잃고 혼자 딸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하나 있는 중학생 딸을 어긋나지 않게 키우면서 꽃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퇴근길이면 자주 꽃을 사가곤 했습니다. 언젠가 1년 중 가장 바쁜 날 가운데 하나인 어버이날 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가게로 와서 카네이션 두 송이를 골랐습니다. "꽃을 왜 두 송이나 사니? 하나는 누구 주려고?" 순간적으로 큰 실수를 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후회도 했지만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아빠요. 이런 날 제가 안 챙겨 드리면 아빠가 너무 서운해 하실 거예요." 저는 그날 착하게 자라준 여학생이 너무 고마워 카네이션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 당연히 해야 할 일

     런던의 거리를 순찰 하던 경찰이 신호를 위반하는 한 고급 자동차를 발견했습니다. 그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교통 범칙 티켓을 발부하려는데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운전을 하던 사람은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찰보다 뒷좌석에 탄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쭈뼛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은 당시 영국의 총리인 처칠이었는데 처칠은 아주 당황해 하면서 경찰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미안하네. 나는 영국 총리 처칠이라네. 지금 바쁜 회의가 있어서 급히 가고 있으니 한번 봐주면 안 되겠나?" 그러나 이 경찰은 이처럼 간곡히 사정하는 처칠을 보면서도 원칙대로 티켓을 발부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교통법규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영국의 총리일 리가 없습니다."


  •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

     재판관은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존재 자체로 두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냉철한 이성과 객관적인 판단력을 필요로 합니다. 정의의 여신으로 불리는 유스티치아 (Justitia)를 표현한 조각상들을 보면 한 손에는 법의 힘을 상징하는 검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법의 엄격함을 상징하는 천칭을 들고 있습니다. 중세 이후에는 그 상징이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법의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입니다.


  • 【당신이 지향하는 삶】

     철학가 플러턴은 '폴리테이아'라는 고전에서 삶의 형식을 네 가지로 얘기합니다. 첫째는 욕망적인 삶으로서 쾌락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익 지향적인 삶으로서 소유를 자신의 인생에 최고의 가치로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적인 삶으로서 명예와 권력을 좋아하는 삶입니다. 넷째는 관조 지향적인 삶으로서 인생의 높은 의미와 가치를 추구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나 지위의 무상함을 알고 소유라는 것이 별것 아닌 것을 깨달아 아는 삶입니다.


  • 힘들지 않으세요?

     시각장애 1급으로 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삶에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수많은 장애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무엇보다도 남들과 같이 마음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자괴심이 그를 늘 괴롭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취미생활을 결심했는데 그가 선택한 취미는 놀랍게도 정원을 가꾸는 일이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이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들보다 느리고 엉성해 보일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어설픈 모습으로 정원을 손질하는 그를 보면서 "힘들지 않으세요?" 물어보곤 했습니다.


  • [원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1940년 테네시주 북부 Clarksville에 있는 슬럼가에서 22명의 형제 가운데 20번째로 태어난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미숙아였고 4세 때 폐렴과 성홍열 후유증으로 왼쪽 다리가 마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인해서 여덟 살 때 두 다리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열한 살 때에는 마침내 보조기구마저 벗어 던질 수 있었습니다.


  • 【교만과 겸손】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에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떤 장소에서 나룻배를 타고 큰 강을 건너던 가운데 노를 젓는 뱃사공에게 자랑하듯 말했습니다. "이보게 사공, 논어를 읽어 보았는가?"사공은 선비의 질문에 궁금해 하면서 대답을 했습니다. "논어라니요?  그게 무슨 책입니까?"사공의 대답에 선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습니다. "어찌 논어를 모르다니 그건 지금 몸만 살아있지 자네의 정신은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네."


  • 【남편의 거짓말】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산에서 약초를 캐고 아내는 동네 허드렛일을 하며 살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그저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아내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약초꾼인 남편은 온갖 약을 구해서 아내에게 먹여 보았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산삼을 구해서 아내의 병을 고치겠다고 마음먹고 산을뒤졌지만 별로 성과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