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다. 그 안에는 인질을 숨겨놓은 작은 감옥이 곳곳에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비젤의 소설 '여명(Dawn)'에 나온 구절이다. 포로를 구출하는 전쟁이 이 지역에서 현재 진행 중이며, 이 곳의 옛 이름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영국이 제1차대전 이후 가나안을 위임통치한 시절이다. 주인공이 테러리스트로 영국을 몰아내고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하는 독립운동가로 등장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가나안 전쟁은 유대인 영토 확장으로 난민 신세가 된 팔레스타인이 유대인을 제거하고 자신의 영토를 회복하는 독립투쟁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헤르츨의'유대인 국가'가 1896년 출판되면서 유대인들이 가나안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 유대인 정착으로 아랍-유대인 간의 폭력사태가 수년간 지속되자 UN총회는 1947년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와 아랍인 국가을 설립하는 '두 국가 건설'을 의결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1948년 독립국가를 선포했다. 유대인 국가의 재탄생은 아랍 공동체에게 폭력적 죽음을 의미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주변 아랍 국가들이 연합군을 결성하여 1948년 제1차부터 1973년 4차까지 이스라엘과 전쟁했다. 그 결과 1974년 아랍연맹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했다.
미국은 중동전쟁 기간 냉전정책에 의거하여 이 지역에서 세력균형과 현상유지를 추구했다. 그 이후 탈냉전 시대에는 평화 중재자로서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들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과 PLO는 1993년 '영토와 평화의 교환'을 원칙으로 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1994년 마침내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PA지위, 동예루살렘의 주권, 유대인 정착촌, 팔레스타인 난민, 상호 인질 및 죄수 석방, 국경획정 등 고질적 문제들로 인해 지금까지 이-팔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이-팔 '두 국가 해결론'을 평화 협상안을 제안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법적으로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를 보장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동 협상에서 PA정부를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에 팔인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래서 무장단체이며 이슬람주의 정당인 하마스의 등장을 촉진시켰고, PA 정부의 무능과 부패가 심화되어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강경보수주의 네타냐후 정부가 출범하여 정착촌 확대를 가속화하고 팔레스타인 봉쇄를 강화하면서 단독 정부를 주창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 국내 정치의 연장으로 인한 강대강 대치 때문에 외교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만 늘어난다. 전쟁에서 정치지도자의 야망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피해자, 희생자다. '여명'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당신 자신을 고문하지 마세요. 이것은 전쟁이다'는 구절로 그들의 잔혹 행위를 정당화한다. 전쟁은 죽음을 수반하며, 어느 누구도 그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쟁은 생명, 권력, 명예, 정복 등 모든 것을 삼켜버리면서 동시에 인간성을 다시 일깨워준다. 전쟁의 역사는 반복된다. 전쟁은 우리 모두가 매우 인간적인, 유한하고 오류가능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2024-06-19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