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판이 드라마틱하다. 트럼프 피격사건, 바이든 후부 사퇴, 대통령-부통령 대진표 확정으로 후보간의 판세가 요동치면서 선거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선거는 유권자가 투표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제도이다. 그러나 미국 대선은 독특해서 후보자와 당파심, 그리고 정책의 역동성으로 대세를 만들어 가며, 최종적으로 선거인단 확보로 승패가 결정된다.
미국에는 양대 정당이 자리잡고 있어서 정당소속감(party identification)이 후보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소속감은 후보자 보다는 유권자의 인종, 지역, 종교, 생활수준 등의 차이에서 형성된다. 공화당 지지 기반은 고령층 백인 남성, 보수복음주의자, 중서부 농촌 및 러스트벨트 노동자인 반면에 민주당은 도시 중산층, 여성과 젊은층, 자유복음주의자, 유색인종, 특히 흑인들의 지지를 받는다. 두 정당의 지지층이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각당은 '부정적 당파성'을 자극하여 지지층을 결집하고 승기를 잡는 전략을 펼친다.
오늘날 기술과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후보자-중심 정치'가 부상하면서 후보자의 이미지와 자질이 중요해졌다. 정당의 유권자 장악력이 약해지고 대중이 점점더 개인주의적이 되면서 후보자 평가(candidate evaluations)가 그 선택에서 결정적 변수다. 모든 후보들은 호의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국민에게 어필하는 후보 이미지의 가장 중요한 세가지 측면은 진정성, 신뢰성, 그리고 역량과 능력이다. 거짓말장이 후보에게 투표할 사람은 없다. 신뢰할 수 없고 결단력이 없으며, 무능한 후보가 최고통수권자가 되기에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당파성과 후보 호감도는 못지않게 후보의 '선거 공약'이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에 긴요하다. 왜냐하면 유권자는 정책적 입장이 자신과 일치하는 후보에게 정책투표(policy voting)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제, 인종, 이민, 낙태, 국경강화, 범죄와 총기폭력, 기후변화 등이 주요 쟁점들이다. 그리고 이번 대선은 집권당과 전직 대통령 간의 선거이기 때문에 양당 후보가 이런 정책들을 임기동안 어떻게 집행했는지 유권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업적평가투표(retrospective voting)가 이번 대선에서 무엇보다 중요히다.
마지막 전쟁은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확보다. 미국 대선은 간접선거와 승자독식 때문에 총득표 숫자가 아니라 각 주의 직접선거 결과를 토대로 확보한 선거인단이 최종 결정한다.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최소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당선된다. 그러므로 각 당은 특정한 정당의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경합주(swing states)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펜실베니아, 미시건, 위스콘신, 애리조나, 조지아 5개주에서 승패가 지난 2016년 트럼프를, 2020년 바이든을 당선시켰으며, 이번 해리스-트럼프 대결도 판가름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캠페인 기간 동안 정당과 후보의 유세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공약을 평가하여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권자의 참여가 확대될 수록 정치적 혼란과 양극화가 줄어들 것이다. 투표로 잘못된 정치인은 심판하고 잘하는 후보를 뽑아서 미국을 지금 보다 더 좋은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대선은 미국이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트럼프 시대를 종식시키고 진보적인 사회로 전진할지 아니면 과거로 퇴행할 지를 결정하는 선거다.
2024-08-2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