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국경 맞댄 경합주 애리조나서 이민 문제로 해리스 정조준

"사전투표수 너무 많아 조작 불가"…유세장에 사전투표 독려 현수막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열이틀 남긴 24일(현지시간) 남부 국경을 통한 이민자 유입 급증과 관련,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고의로 국경을 해체하고 문을 활짝 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부 선벨트 경합주의 하나인 애리조나 매리코파카운티의 템피에서 행한 유세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아프리카 콩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교도소와 감옥, 정신병원에서 온 범죄 이민자의 침입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쓰레기 폐기장이다. 우리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 같다"며 "내가 쓰레기통이라고 말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정확한 묘사"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취임 첫날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 시행 등 이민 공약을 밝히면서 "미국은 현재 (불법 이민자에) 점령당했지만, 곧 더이상 그렇지 않게 될 것"이라며 "11월 5일(대선일)은 미국에서 해방의 날로 부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주장해온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급증으로 인한 미국 내 범죄율 상승의 책임을 재차 해리스 부통령에게 떠넘기는 동시에 고강도 추방 정책을 약속하면서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애리조나주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특히 이날 유세가 열린 매리코파카운티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포인트(4만5천109표) 차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진 곳이다.

다만, 애리조나주 15개 카운티 가운데 가장 적은 격차로 패한 지역인 데다 2016년 대선에서는 자신이 승리한 곳이어서 이번에 탈환을 노리고 있다. 애리조나 전체에서 1만457표(0.3%포인트) 차로 패했는데, 매리코파카운티를 잡으면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리코파카운티에서 30% 정도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표심을 겨냥, "히스패닉과 흑인은 수백만명의 국경 침입으로 일자리 위기에 놓였다"며 우리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대선일을 앞두고 높은 사전투표율을 언급, "그들(해리스 측)에게 문제가 생겼다. 사전투표 수가 너무 많아서 조작할 수 없게 됐다"며 "11월 1일까지 직접 방문해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고, 대선일(11월 5일)에 투표할 수도 있다. 꼭 투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유세장 연단 뒤편에는 '일찍 투표하라!'(VOTE EARLY)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 이어 또 다른 선벨트 경합주인 네바다 라스베이거스로 넘어가 유세를 진행한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