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중국은 천안문 광장에서 '항일(抗日)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전승절)행사를 대대적으로 연다. 러시아는 나치 독일이 항복한 날인 5월9일을 전승절로 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일제가 1945년 패전 후 미주리 함상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한 9월2일 다음날인 9월3일을 전승절로 삼는다. '항일전쟁승리'에 의미를 더 두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 이후 빠르게 성장하여 대국으로 일어선 중국이 '팍스 차이나'시대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12,000 명이 넘는 병력과 최신 무기를 총동원해 '대국굴기'의 면모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마오쩌둥이 신 중국 성립을 선언하고 개국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10월1일에 시작한 국경절 열병식은 중간에 잠시 중단되었다가 건국 35주년이 되던 1984년 덩샤오핑 때 다시 열렸다. 이를 통해 마오쩌둥의 시대를 마감하고 덩샤오핑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었다. 이후 열병식은 10년 주기로 바뀌어 건국 50주년이었던 1999년 장쩌민 주석 때와 건국 60주년이었던 2009년 후진타오 주석 때 열렸다. 따라서 2019년에나 열릴 예정인 다음 열병식을 시진핑은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명분을 들어 올해 강행한다. 이는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패권다툼이 가장 민감한 시기에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과시하기 위한 그의 야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취임 이후부터 주도해 온 반 부패 투쟁과 군부 개혁을 마무리 짓는 의미와 함께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 판은 지난 해 11월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커버스토리를 다루면서 그를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에 빗대어 '시황제'(習皇帝- Emperor Xi)라 이름 붙인 바 있다. 시황제가 누군가? 역사상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하기도 했지만 화폐와 도량형, 문자 등의 모든 것도 통일한 인물이다. 게다가 만리장성을 쌓고 로마 못지않은 잘 포장된 도로도 건설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혁명적인 조치를 했다. 어디 그것뿐인가? 불로장생을 위한 선약을 찾는 한편 자신이 묻힐 무덤은 후세에 찾지도 못하도록 있던 산을 밀어내고 새 산을 만드는 등 위장술에도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그 규모가 또 얼마나 방대한지 40년이 지난 아직도 발굴 중이다. 앞으로도 100년은 더 걸릴 것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하에 아방궁을 짓고 지상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수은으로 굽이쳐 흐르는 듯 강과 바다를 만들고 물고기의 기름을 이용하여 대낮 같이 밝혀 놓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하 천정에는 해와 달과 별의 천문도도 만들어 조명하였다 하니 가히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황릉의 출토작업 중 수은관이 파괴될 경우 발생할 중독사고가 우려되어 발굴을 못한다는 설도 흥미롭다. 수은은 인체에 해롭기 때문이다. 헌데 수은에 대한 논란은 치과계에서도 있었다. 1990년 CBS 60Minutes에서 수은이 섞인 치과용 충전재료 아말감에 대한 추정된 위험성에 대하여 방영된 후부터다. 그러나 미국치과의사협회와 FDA는 당시까지 과학적 근거에 의해 얻어진 자료에 따라 알러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문제성이 없는 안전한 재료라고 밝혔다. 수은 그 자체로는 위험한 성분일 수는 있어도 일단 다른 재료와 합금이 된 아말감은 마치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 되는 이치와 같다는 예를 든다. 수소 그 자체로는 폭발성이 있고 산소는 불을 붙이는 산화성이 있으나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안전한 상태의 물이 되는데, 수은이 들어간 아말감이 위험하다는 것은 마치 물이 폭발성이나 산화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논란은 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