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내과(신장내과) 전문의
미국의사학회저널인 JAMA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12~14%가 당뇨가 있고, 38%는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 당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것은 인종별 당뇨 유병률의 경우 백인이 11%로 가장 낮았고 아시안이 거의 두 배인 21%나 됐다는 것. 다시 말해 아시안 100명 중 21명이 당뇨라는 것이다.
이 보다 더 심각한 사실은 당뇨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미진단 상태 즉, 본인이 당뇨병에 걸렸는지 조차 모른다는 것인데, 아시안에서는 이러한 미진단자 비율이 무려 51%로 나타났다. 그외 인종별로 히스패닉 49%, 흑인 37%, 백인 32%였다. 아시안이 가장 높은 것. 아시아인이 당뇨가 있는데도 의사를 찾지 않아 치료는 고사하고 진단도 못받는 빈도가 가장 높은 인종라는 데에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며, 의사로서 각성을 하게 만든 계기이기도 했다.
이렇게 아시안 중 자신이 당뇨에 걸린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이는 미국이란 새로운 나라에 와서 영어를 배우면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이민 1세들에게는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만난다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당뇨를 비롯한 많은 만성질환이 특별한 증상이 없다보니 바쁜 생활 속에서 사는 많은 이민 1세들은 65세가 되어서야 메디케어를 받고 건강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미국에서 부자 상위 1%안에 드는 사람들은 가난한 1%의 사람들보다 15년을 더 산다는 통계가 JAMA의 작년 4월 10일자 커버스토리에 실렸다. 저자는 이렇게 부자인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15년을 더 살게 된 이유는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부자들은 젊은 시절부터 철저하게 주기적 건강검진을 받고 의사의 진단에 따라 맞는 치료도 일찍부터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은 부자들만 챙기는 것도, 65세가 넘은 메디케어를 가진 사람들만 챙기는 것도 아니다. 예방과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의학계에서 강조를 한 지 몇십년이 되고 있다. 이런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건강검진을 하고, 어떤 병이 진단이 되면 곧 바로 주치의와 함께 적극적인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2017-03-23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