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가 며칠 전 공개되면서 케네디와 저격범으로 지목됐던 오즈월드에 대해 재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4명이 암살로 사망했지만, 유독 케네디의 암살 사건만은 세기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건 배후와 목적 등이 불투명한 데다 용의자들의 잇단 죽음까지 겹치면서 케네디 암살 사건은 음모론의 단골소재가 됐다. 해서 루머로 나온 음모론만 해도 100 개가 넘는다.
이번 공개도 안보문제 이유로 일부를 제외하는 바람에 알맹이 빠진 껍데기라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케네디는 미국의 주류인 백인, 앵글로색슨, 프로테스탄트를 뜻하는 '와스프(WASP)'출신이 아닌 최연소, 최초의 가톨릭 그리고 아일랜드계의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미국 젊은이들의 희망이요 꿈이었다.
케네디는 평소 농담 삼아 '재키의 남편'이란 말을 제일 듣기 싫다고 하곤 했다. 그 만큼 재키도 케네디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허나 재키는 남편이 암살된 후 부호인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에게 시집을 가 사치를 감당할 돈 때문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재키 때문에 백만장자가 된 사람도 있다. 래리 플린트다. 레스토랑과 나이트 클럽 사업으로 성공한 뒤 포르노 잡지 허슬러를 창간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나시스 소유 해안에서 일광욕하는 재키의 나체 사진을 입수하여 잡지 표지에 실은 것이 대박을 터트렸던 것이다.
그는 외설성 논란으로 많은 소송에 휩싸였다. 아주 유명한 사건으로 복음주의 목사 제리 폴웰에 대한 외설소문을 패러디해 실었다가 피소된 케이스다. 여기서 그는 수정헌볍 1조 '표현의 자유'로 승소했다
이 때 플린트가 남긴 "나 같은 쓰레기의 자유가 보장되면 모든 사람들의 자유도 보장될 수 있다." 는 말은 아직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 일로 플린트는 잡지 표지 사진에 불만을 품은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지금까지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이후로도 민주당 지지자인 플린트는 이라크전 반대, 성소수자 권익과 동성결혼 옹호에 앞장서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현상금을 걸었다. 무려 1000만 달러다. 수많은 거짓말, 형편없는 족벌주의, 대선의 불법성, 러시아 정부와의 내통 등 6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엄청난 현상금 액수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멍청이가 망치고 있는 세계에서 이 돈을 나를 위해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애국적 임무이며, 더 늦기 전에 트럼프를 내보내야 하는 것이 미국인들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헌데 흥미로운 것은 현상금 걸린 트럼프가 자신이 공개하라고 지시한 케네디 암살 파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친이 케네디 사망 당시 오스왈드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음모론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트럼프 본인이 오히려 케네디 암살 음모론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는지.
2017-10-3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