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LA를 비롯한 남가주에서는 일년 내내 건조한 기후로 인해 코, 입의 점막들이나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종 알러지가 기승을 부린다.
한국이나 오레곤 주 같은 습한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꽃가루나 풀 알러지가 생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 같이 건조한 지역에서는 조금 다르다. 오랫동안 코, 입의 점막들이 건조해지다보면 반응하지 않던 이물질들에 대해서 몸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코가 막히고, 콧물, 재채기, 피부가려움증 등의 알러지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습한 지역에 가면 알러지가 하루 이틀만에 없어지는 사람들은 건조함때문에 알러지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부분은 습한 지역으로 이사가도 별 차이가 없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가습 방법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습기 이용이다. 가습기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초음파 가습기와 필터 가습기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음파 가습기는 초음파를 이용해 물을 분무하는 형식으로, 연기처럼 뿌연 수증기가 뿜어나온다. 가격이 싸고, 필터도 필요하지 않아 유지비도 없다보니 가장 많이 쓰인다. 그런데 물을 초음파로 기체화하여 분무를 하다 보니 물안에 생긴 박테리아와 석회질을 비롯한 각종 이물질도 같이 분무돼 알러지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초음파 가습기를 사용할때는 역삼투압을 이용해 정수된 물을 사용해야 하며, 최소한 2일에 한번씩 깨끗하게 소독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필터 가습기는 초음파 가습기보다 가습효과가 더 크다. 물을 분무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젖은 종이필터 사이로 공기가 지나가면서 물이 증발해 공기를 가습시키는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물안에 있는 이물질이나 석회 등이 공기로 분무되지 않는 장점이있다. 하지만 필터 형식도 박테리아 때문에 2~3일에 한번씩은 청소가 필요하다. 또 필터는 한 달에 한 번 교환해도 된다고 하지만, 10달러~15달러 정도하는 종이필터는 7~10일마다 교환해야 한다. 따라서 유지비용이 꽤 든다.
그러나 가습기 없이 집안을 가습하는 방법도 있다. 저녁에 환풍후 창문을 닫고, 샤워를 한 수증기가 침실로 빠져 나오게 하는 방법, 젖은 수건을 걸어놓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집안 바닥 재질이 마루나 타일이라면 흥건히 젖은 걸레를 페인트를 하듯 바닥에 물을 살짝 발라놓는다면, 1리터의 물을 30분만에 증발시킬 수 있다. 가습기보다 더 빠르게 가습효과낼 수 있는 것이다. 걸레를 잘 빨고 쓰기만 한다면, 가습기처럼 고여있는 물속에 자라는 박테리아에 대한 걱정없이 위생적인 가습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17-11-1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