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조선 시대 김수팽과 홀어머니는 초라하고 낡은 초가삼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가난한 형편에 흔들리는 대들보와 서까래를 직접 고쳐가며 살아야 했습니다. 어느 여름날 어머니는 집 기둥을 고치고 있었는데 기둥 밑에서 돈이 가득 든 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김수팽의 어머니는 욕심이 생겼는데 아들이 하고 싶은 공부만 하고도 살 수 있는 큰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돈 항아리를 다시 땅에 묻었습니다. 이후 김수팽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을 때 아들에게 항아리에 대해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돈을 가졌으면 몸은 편히 살았을지는 몰라도 요행으로 얻은 돈으로 얻은 편안에 무슨 복락이 있겠느냐? 나는 자식이 요행이나 바라고 기뻐하는 게으름뱅이가 되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려웠다." 이런 어머니의 뜻에 깊이 감동한 김수팽은 이후 청렴하고 충직한 관리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청백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淸廉)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정직은 집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집을 세울 때 요령껏 쌓아 올리는 것을 현명하고 효율적이라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세우려면 무엇보다 바보처럼 정직한 마음가짐을 필요로 한다는 말입니다.
에머슨은 인생에서 정직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자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삶이 궁해도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은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당한 이익을 취함으로써 사람들이 보기에도 떳떳하지 못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8-04-12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