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인기를 끌며 절찬리에 방영하던 정치 드라마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가 있다. 마이클 돕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국에서 방영한 시리즈에서 모티브를 얻어 미국 정치판으로 재구성하여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경력 25년의 노련한 정치인이면서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프랭크 언더우드는 킹 메이커로서 대통령을 만든다. 하지만 그 대가로 약속받았던 국무장관 임명을 받지 못하자 복수를 다짐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여기에 주연 배역으로 나왔던 케빈 메이시가 돌연 성추행 논란에 노출되면서 시리즈가 잠시 중단되긴 했지만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드라마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카드를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 탑처럼 쌓아 올리는 놀이로 카드 타워(card tower)라고도 한다. 하지만 카드 타워는 가운데가 비어있는 엉성한 구조라 무너지기 쉽다. 해서 엉성하고 불안한 계획에 빗대곤 한다. 더구나 미 하원을 House라고 부른다는 점과 카드가 도박을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권모술수가 판치는 하원을 가리키는 이중적 의미도 있다.
이러한 암투는 미 정가에서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외교무대로 옮겨 봐도 마찬가지다. 흔히 플레잉 카드 게임을 트럼프라고도 하지만 사실 트럼프는 가장 으뜸 패를 일컫는 말이다. 숫자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는 Jack(J), Queen(Q), King(K) 로 이른바 킹카들로 불린다. 우연히도 지금의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이니 과연 그를 킹카 중의 킹카인 K에 비교할 만하다 하겠다. 그럼 전 세계가 골치를 앓도록 세기의 망나니를 연출하고 있는 김정은은 무엇에 비유될까? 단연 Jack(정은)이겠지. 더구나 J 카드는 다른 킹카들과는 다르게 얼굴이 옆으로 돌아선 모습으로 한 쪽 눈만 보인다 해서 'One-eyed Jack'이란 별명도 있다. 허나 이는 애꾸눈이 아니라 허접한 문제아 혹은 건달 등에도 쓰이는 말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 딱 들어맞는 맞춤 말도 없다.
J와 K, 그 사이에 끼어있는 Q는 누구일까? Q는 중국어 발음상 Ch에 해당하니 당연히 '차이나'일터. 그러니 이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끼어들기 좋아하는 감초역 시진핑이겠지.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가? 52장의 카드 외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카드 J(재인), 조커(Joker) 가 아닐는지. 미국과 북한이 필요할 때만 쓰려는 패로 얼핏 왕따 같이 보이지만 응급 시엔 와일드 카드로 그 힘을 발휘할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 모두가 One-eyed Jack 역을 맡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고 싶은 면만 보여주고 보이고 싶지 않은 면은 애써 감추며 포커페이스로 이 게임 판도에서 도박들을 하고 있는 형국이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한쪽면만 보고 다른 쪽은 모른 체하다가 자칫 낭패 보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아무튼 도박판에서는 판돈도 두둑해야 하고 배짱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판세를 잘 읽어야하고 운도 따라야 하는 법. 그러나 도박은 술이나 흡연과 달리 혼자만이 아니라 가정까지 무너진다고 하듯이 백성을 인질로 하는 위험한 베팅만은 삼가야 할 것인 즉, 쇼맨십이나 영웅심의 발로는 절대 금물.
그러고 보니 또 하나의 킹카 아닌 킹카 스페이드 A(Ace)가 있다. 이는 위대한 다윗 왕을 모델로 한 것이라 하니 모쪼록 이를 본받는 현명한 군주들이 되시기를!
2018-05-2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