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노비의 신분을 벗어나 벼슬까지 오른 인물 중에 장영실이라는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노비에서 형조판서까지 오른 또 하나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반석평입니다.
그는 비록 노비 출신이었지만 주인집에서 노비 문서를 불태워 면천해 주었고 반씨 집안에 수양아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일종의 신분세탁을 통해서 과거 시험을 치를 자격을 얻은 그는 당당히 과거에 급제하고 정 2품 형조판서까지 오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 보면 반석평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옛 주인의 아들이 거지꼴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타고 있던 가마에서 뛰어 내려와 절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피나는 노력으로 쌓아 올린 출세가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도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가마에서 뛰어내려 절을 했던 것입니다. 그는 신분을 세탁한 것을 들킬 수 있는 위험에도 왕에게
자신의 원래 신분을 고하고 받은 벼슬자리를 내놓기를 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받은 은혜를 잊지 않는 그를 기특하게 생각한 나머지 몰락한 옛 주인의 아들에게도 벼슬을 내려주었습니다.
반석평은 비록 노비의 신분이었지만 이와 같이 사람다움을 잊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미천한 노비의 신분에 불과하지만 이에 낙심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을 초원해서 최선을 다하면 얼마든지 보상이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헬렌 켈러는 일찍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조상 중에 노예가 없었던 왕은 없고 조상 중에 왕이 없었던 노예도 없다." 지금 당장은 노예 같은 위치에 처해있다 할지라도 언젠가는 한 나라의 왕과 같은 위치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2019-01-2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