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하면 흔히 우리는 에디슨을 떠올린다. 우리의 생활을 더 나은 삶으로 편하고 안락하게 해준 수 많은 발명 중에서도 특히 전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당시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는 직류 시스템이었다. 헌데 직류로 송전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과 전력손실이 많은 문제가 있었다.
이를 바로 잡은 이가 바로 에디슨의 연구원 니콜라 테슬라였다. 그 또한 천재 발명가였다. 허나 두 사람의 발명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에디슨이 실험을 위주로 발명하고 실용화에 역점을 두었다면 테슬라는 직관과 영감을 가지고 다양한 발명을 했다. 자연 두 사람 사이에는 서로의 견제가 따르는 가운데 에디슨은 테슬라를 무시하고 그에게 계약 보너스도 지불하지 않자 테슬라는 에디슨의 아집과 배신에 실망한 나머지 그를 떠났다.
이 후 테슬라는 직류를 교류 시스템으로 바꾸어 다른 도시들까지 멀리 송전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값에 전기를 보급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늘날 가정에 들어오는 교류 발전은 당시만 해도 아주 생소한 방식이었다. 교류 시스템은 곧 미국 시장을 장악했고 에디슨 입지가 좁아지면서 그는 테슬라의 발명과 특허권에 대한 비난과 방해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결국 에디슨은 실용적 발명품으로 500여 건의 특허권을 갖은 최고의 발명가로 인정받았지만 테슬라 발명품들은 폄하되어 투자도 받지 못했고 에디슨의 그늘에 가려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오늘날 일론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 테슬라도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지난 13일 뉴욕에서 대 정전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지하철이 멈춰서고 타임스 스퀘어의 광고판이나 록펠러 센터 등 대표적인 뉴욕의 명물들의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꺼지고 암흑세계로 변한 거다.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공연과 인기 여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콘서트도 취소되는 등 많은 피해와 불편이 초래됐다.
헌데 공교롭게도 정확히 42년 전인 1977년 7월 13일 같은 날에도 뉴욕 대정전이 발생해 약 하룻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 때 뉴욕은 한 순간에 무법천지로 돌변, 약탈과 방화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1,600여 개 상점이 약탈당하고 1,000 여건의 화재 그리고 3,800여명이 체포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크게 달랐다. 비록 당시보다는 짧은 시간인 약 5시간이었지만 시민들은 차분하고 질서 있게 대처했다. 정전으로 인한 약탈 등 범죄나 혼란은 없었다. 카네기홀 연주자들은 정전으로 공연이 취소되자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위로하는 길거리 공연을 펼쳤고, 또 다른 뮤지컬 연기자들도 거리에서 간이공연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불 꺼진 거리에서 '깜짝 선물'을 받은 거다. 이를 두고 NYT는 '많은 공연이 취소됐지만 관객들이 받은 기억에 남을 순간의 선물'이라고 했다.
비록 테슬라는 온갖 방해로 미친 과학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오히려 그의 우수한 업적은 4차 산업과 연계되어 오늘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블랙이란 말이 블랙 리스트처럼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같이 긍정적인 경우도 있듯이 이번 뉴욕의 블랙아웃 또한 암흑의 위기 상황에서 나타난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빛나 보인다.
2019-07-23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