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새 이런 젼차로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배이셔도 마참내 제뜨들 시러 펴디 할노미 하니라. 내 이랄 위하야 어엿비 녀겨 새로 스물여듫짜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 니겨 날로 쑤메 편안 하고져 할 따라미니라' 훈민정음 서문이다. (옛 글자로 된 문장을 발음대로 옮김)
우리의 말은 있으나 글이 없어 한자를 빌려 쓰다 보니 배우지 못한 백성들이 제 뜻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28글자를 새로 만들었으니 잘 배워서 쓰도록 하라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깃든 문자 창제 이유다.
서문에서 보듯 28글자를 만들었으나 후에 4글자가 없어지고 지금은 24자만 남아있다. 하지만 이 중 모음 10자도 천(天)지(地)인(人)을 나타내는 점(·)과 가로획(ㅡ), 세로획(ㅣ) 3 가지를 조합한 것을 감안해 볼 때 실상은 자모 모두 불과17 자 밖에 안 되는 글자로 무려 12,000 여 자의 음소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세상 어디에도 이런 글자는 없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글은 독창적이고 과학적 그리고 합리적인 것은 물론 IT에 최적한 글자에 더해 미적으로도 뛰어나 예술계에서 그 위용마저 뽐내고 있다. 게다가 유네스코는 1990년 세계에서 문맹퇴치와 언어학적 업적을 쌓은 사람이나 단체에 주는 '세종대왕상'을 만들었고 세계 지식인들의 한글 찬사도 끊이질 않았다. 대지의 작가 펄 벅, UCLA 생리학 교수이자 인류문화학자인 제레미 다이아몬드, 하버드대학의 라이샤워와 페어뱅크 교수 등 많다.
특히 세계 언어학계에서 한글은 절대적이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실시한 세계문자 우수성에서 한글이 1위였고 리스 대학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 박사는 아주 특별한 우수문자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세계의 언어학자들에게 한글은 보석과도 같은 소중하고 위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헌데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언어학자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1876년 알렉산더 멜빌 벨도 음성문자를 만든 적이 있다.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래함 벨의 아버지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보스 교수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뜬 문자라는 점에서 한글과 벨의 음성문자가 유사하지만 한글은 이보다 무려 400년이나 앞섰다고 언급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때 이 논문 서평에 시카고 대학의 언어학자 제임스 맥콜리 교수가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서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거다. 맥콜리 교수는 언어학의 천재로 한글의 우수성에 매료되어 매년 10월9일이 되면 휴강하고 자신의 집에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을 초대해 세종대왕의 어진과 태극기를 걸어 놓고 한글날을 기념했다. 1999년 61세에 돌연사 할 때까지 20년이었다.
그는 한글은 '신에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한글날은 세계언어학자들의 영광을 기념하는 유일한 공휴일'이라고 했다.
지금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는 10월 9일 한글날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시경 선생이 '큰 글'이라는 의미에서 지워준 이름 그대로 한글이 '큰 글'인 동시에 '하나의 글'로 세계의 문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9-08-0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