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주요종이란 인물이 있었다. 총명함과 불굴의 노력으로 과거에 장원급제했다. 외모도 수려해 황제가 부마로 삼고 싶어 했다. 황제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요종은 젊어서 홀로 되어 자신만을 돌봐준 어머니에게 열녀문을 세워드리는 것이라고 하자 황제는 이를 허락하였다.
마침내 부마가 되는 영예를 안고 고향집에 돌아 온 주요종이 어머니에게 이를 알리자 뜻밖에도 어머니는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이제 너도 장원급제 했으니, 나도 너의 스승에게 개가하여 내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는 거였다.
이에 놀란 아들은 '어머니가 개가하면 열녀문을 세울 수 없을뿐더러 이는 황제를 속인 죄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탄식하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여덟살때 남편을 잃은 뒤 훌륭한 스승을 모셔다가 아들을 맡긴 인연으로 그와 서로 연모하게 되면서 아들이 과거에 급제하면 혼인하기로 약조하였던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했다. '내가 입고 있는 이 치마를 빨아 널도록 해라. 그리고 내일 하루 종일 말려서 빨래가 다 마르게 되면 나는 개가하지 않겠다. 하지만 마르지 않으면 개가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여기겠다.'
헌데 맑았던 그 날 밤 하늘에 구름이 모여들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종일 비가 내렸다. 치마는 해가 저물도록 마르지 않았다. 어머니는 말했다. '아들아, 하늘이 비를 내리니 어미는 시집간다. 하늘의 뜻을 어떻게 거스르겠느냐!'(天要下雨 娘要嫁人 천요하우 낭요가인).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는 뜻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인데 보통 '방법이 없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 말은 돌연 중국의 마오쩌둥 때문에 유명해졌다. 마오쩌둥의 재집권에 앞장섰던 인물인 린뱌오는 마오쩌둥의 후계자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오히려 마오쩌둥의 의심을 받게 됐다.
자신에 대한 견제와 비판 수위가 거세지자 위기를 느낀 그는 1971년 마오쩌둥 암살을 시도하다가 발각되었다. 결국 그는 가족과 함께 소련으로 망명하던 중 몽골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였다. 이 사건은 의혹 투성이지만 아무튼 이때 이 보고를 받은 마오쩌뚱이 '天要下雨, 娘要嫁人'을 인용했던 거였다. 그러면서 한 구절을 더했다. '由他去'(유타거:내 버려두라).
이말은 한국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2010년 총리 후보에 오른 김태호 전 도지사가 청문회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로 결국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소회를 나타내면서 미묘한 반응을 일으켰었다.
근자에 청문회를 앞두고 시작된 여러가지 의혹으로 한국사회를 어지럽게 흔들어 놓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임명되었다. 그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중인데 이 상황을 보면서 관련 인물들 모두가 시집가고 싶어하는 그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낭요가인(娘要嫁人)! 그리면 유타거(由他去) 한 걸까?
2019-09-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