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에서 생산되는 양탄자는 전 세계가 알아주는 명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것은 예술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안은 가운데 천문학적인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합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가치와 함께 아름다움을 뽐내는 예술과 문화의 결정체에도 잘 찾아보면 반드시 흠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페르시아 양탄자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흠이 일부러 만들어졌다 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양탄자를 제작하던 장인이 일부러 남긴 흠이라는 말입니다. 장인들에게 있어서 결점 없는 양탄자를 만들어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여기는데 이러한 장인 정신과 철학이 담겨진 흠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서 ‘페르시아의 흠’이라고 얘기합니다. 한국의 제주도를 방문할 때마다 신기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즐비한 돌담은 그냥 규칙적으로 쌓아둔 것이지만 어지간한 바람에도 잘 견딜 뿐더러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주도의 돌담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돌과 돌 사이를 메우지 않음으로 그 틈으로 바람이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따라서 웬만큼 세찬 바람이 불어도 돌담이 통째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도 완벽한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어딘가 부족한 듯 빈틈을 보일 때 인간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인간에게서 완벽을 찾는다는 것이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는 완벽한 미모, 완벽한 기술, 완벽한 사랑이라는 것들이 과연 무슨 의미를 가져다줄까요? 프랑스가 낳은 작가 ‘생 떽쥐베리’는 이와 같이 말합니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2020-01-3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