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유럽의 한적한 시골, 평화롭게 흐르는 강 언덕에 세워진 여인숙을 모녀가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모녀는 돈을 벌려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들과 오빠를 기다리며 여인숙을 운영했다. 지극히 평범하고 선량해 보이는 모녀들에게 남모를 비밀이 있었다. 모녀는 아들과 오빠를 기다리며 가난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여인숙 투숙객 가운데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의 음식에 독약을 타 먹여 죽인 뒤 시체를 강물에 던져 버리고 금품과 재물을 챙기는 짓을 했다.
이 모녀는 특별한 악의 없이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챙기는 금품에 약간의 욕심이 있었고, 무료함과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무서운 이기심이 있었다. 모녀는 자신들의 무료한 삶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아무 짓이나 스스럼없이 범하는 잔인한 모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한 청년이 투숙을 한다. 그는 그녀들의 아들이자 오빠였다. 이 청년은 객지에서 성공한 후 어머니와 누이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돌아왔다. 그는 어머니와 누이를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신분을 숨긴 채 투숙한다. 그날도 모녀는 늘 하던 대로 투숙객을 독살한다. 오빠인 줄 꿈에도 모르는 누이는 손님 음식에 독약을 타면서 이렇게 독백한다. "우리에게 행복과 사랑의 문을 열어줄 돈을 위해서 살인을 하는 거야."
이튿날 아침 모녀는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이 죽인 사람의 시신을 강물에 버리고 그의 지갑을 뒤졌다. 청년의 신분증을 보고 두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몇 푼의 돈을 위해 독약을 먹여 죽인 그 청년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아들이요, 오빠였다. 망연자실한 어머니는 아들의 시체를 버렸던 강물에 자신의 몸을 던진다. 딸도 어머니를 따라 강물에 몸을 던진다. 모녀는 끔찍한 죄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저질러왔지만 얻은 것은 성공해 돌아온 아들과 오빠를 살해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죽었다. 까뮈는 이 작품을 통해 어리석인 인간들의 오해와 그 열매를 잔인하게 그리고 있다.
까뮈는 인간이 가진 오해의 몇 가지 위험성을 고발한다. 첫째 오해는 모녀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아들과 오빠를 오해했다.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아들이 변장을 해도 아들을 몰라보는 어머니가 있을까? 까뮈는 아들과 오빠를 몰라보는 이 모녀의 모습에서 가족과 가정의 가치를 몰라보는 타락한 인생들의 불행을 보여 준다.
둘째 까뮈는 돈이 행복과 사랑의 문을 열어 준다고 믿는 오해를 고발한다. 오빠를 죽일 독약을 넣으며 뇌까리는 독백은 몸서리칠 만큼 잔인하다. "우리에게 행복과 사랑의 문을 열어줄 돈을 위해 살인을 하는 거야." 무서운 불행은 여기서 시작한다. 돈으로 행복을 사려는 것은 무서운 오해다.
셋째 까뮈는 살인죄를 감출 수 있다는 오해를 고발한다. 모녀는 시신을 강물에 던지며 완전 범죄를 믿었다. 그들은 완전 범죄를 즐겼다. 그러나 자신들의 아들과 오빠를 죽이면서 벌을 스스로 받는다. 두려운 것은 이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오해들이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있다는 것이다.
2021-03-29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