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나온 우스개 소리 중에 이런게 있다. 20대의 남자는 성냥불이고 30대는 장작불이다. 40대는 담뱃불이며 50대는 화롯불이다. 60대는 무엇인가? 반딧불. ‘불도 아니 것이 불인 척 하기 때문’이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화력이 떨어진다고 비유한 것일텐데 정말 나이를 먹으면 태우지도 못하는 가짜 불일까?
실제와는 거리가 먼 그냥 씁쓸한 우스개 소리일 뿐일 거다. 수컷이 빛을 발하며 ‘나를 사랑하는가?’ 물으면 암컷도 그렇다고 빛을 내며 결혼하는 반딧불의 낭만적 사랑과 정열을 몰라서 하는 소리일 거다.
노인의 불, 반딧불은 실제로 태우지는 못하는 불일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빛을 내어 주위를 밝혀주는 불이다. 노인의 경험과 지혜야말로 이 사회가 어떻게 조화롭게 나아가는지를 알려주는 빛이고 이끌어 가는 길잡이다. 해서 일찍이 로마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복은 별에, 노력으로 찾을 수 있는 행복은 반딧불에 비유했다 한다.
반딧불이야말로 새로운 시작의 빛인 거다.
어느 대학교에서의 일이다. 신입생들의 수업 첫 날 학생들이 돌아가며 차례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환한 웃음으로 밝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 한 분이 있었다. ‘내 이름은 제인이고 올해 80살입니다. 내가 이 학교에 들어온 것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은퇴 후에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하며 웃고는, ‘나는 언제나 대학에 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제야 그 꿈을 이루게 되었지요.’
그녀는 항상 어린 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같이 먹으면서 자신의 생활경험을 그들과 나누었다. 그녀는 또 언제나 옷도 근사하게 입고 학생들의 칭찬과 관심을 즐겼으며 모든 학생들의 우상이 되었다.
학기가 끝나던 날 그녀는 졸업연설을 하게 되었다. ‘늙었기 때문에 활동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늙는 것입니다. 젊고 행복하게 살며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일 웃고 유머를 잃지 마세요. 꿈도 가지세요. 꿈을 잃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죽은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나이를 먹는 것과 나를 키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언가 쓸모있는 일을 안하고 집에만 들어앉아 가만히 일년을 보내보세요. 그래도 한 살은 더 먹게 됩니다. 나이를 먹는데는 어떤 능력이나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항상 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을 할 때 우리는 커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후회가 없어야 합니다. 노인들은 대개 자신이 한일에 대해서 후회를 않습니다. 오히려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꿈에 그리던 학위를 따고 난 일 주일 후 그녀는 영원히 잠들었다. 모든 학생들은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결코 늦는 법이 없음을 가르쳐준 그녀의 죽음을 깊이 애도했다.
지난 17일 올해 95세인 가수 겸 작곡가 앙헬라 알바레스가 라틴그래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90세에 데뷔해 이룬 성과다. 그녀는 수상 소감에서 ‘삶이 고되어도 믿음과 사랑이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확신하건데 그 어느 것도 너무 늦은 건 없어요.’ 라고 말했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나의 선택 밖의 일이지만 커가는 것은 나의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앙헬라 알바레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2-11-29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