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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의 世上萬事

와인과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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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리시즈는 20년간의 모험을 하던 중 외눈박이 괴물에 잡혀 동굴에 갇힌다. 궁리 끝에 갖고 있던 술을 먹이자 기분이 좋아진 이 괴물은 더 달라고 아우성친다. 포도를 가득 채운 커다란 통에 부하들과 함께 들어가 발로 짓이겨 만든 포도주를 마신 괴물은 만취하고 잠이 든다. 그 틈을 타 끝을 뾰족하게 깎아 놓은 통나무로 외눈을 찌르고 탈출한다.  

 포도주가 그들을 살렸다는 이 이야기가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에 나온다. 플레밍도 ‘페니실린이 환자를 구한다면 와인은 죽음을 생명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한 걸 보면 와인은 목숨과 관계가 깊은 것 같다. 

  더구나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최고의 술’이라는 찬사까지 있고 ‘성공을 하면 당연히 샴페인을 터뜨려라. 허나 실패를 했다면 와인을 마셔야 한다’고 한 나폴레옹의 말대로 라면 와인은 삶의 멘토이기 까지 한 거다. 

  이렇게 볼 때 와인은 사람과 닮아서 사람처럼 살아있고 또 진화해 간다고 한다는 얘기가 건성은 아닌 듯 싶은 게 청춘기에는 신선하고 풋풋한 향과 맛이 있다가 완숙기에는 균형 잡힌 성숙함으로 왕성하고 퇴색기에는 힘을 잃은 피곤함을 갖는 사이클이 있어서다.  

  허나 이런 와인이 우리네가 제대로 음미하기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어느 밭이냐, 어느 생산자냐, 어느 포도종이냐, 어느 해인가 등에 따라 너무도 까다롭고 게다가 음식에 따라 다르게 짝을 지어야하는 와인의 아주 미묘한 차이를 알기란 꿈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저네들의 이런 와인을 능가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김치다. 어찌 보면 김치와 와인은 참으로 닮았다. 둘 다 발효식품이란 점도 그렇지만 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 말고도 닮은 점이 아주 많다. 

  까다롭고 섬세한 그들의 와인만큼이나 우리의 김치도 종류에 따라, 어느 철이냐에 따라 그리고 어느 지방의 것인 지에 따라 천양지차이다. 동치미, 소백이, 갓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외에도 연례로 담그는 김장김치 등 그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미묘한 맛과 그 특징 또한 오묘하지 않은가? 

  와인이 땅과 기후 그리고 생산자에 따라 다르듯 우리의 김치도 천,지,인 삼재외에도 손맛과 정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한 부모에서 나온 같은 형제도 같은 삶이 없듯이 김치의 맛도 다 다르고 와인처럼 시간에 따라 숙성해 가며 그 맛이 기기묘묘하다. 

  그런가 하면 수십 년을 두고 숙성시키는 장기숙성용 보르도가 있듯이 긴 시간을 두고 오래 숙성시킨 묵은지도 있고 숙성시키지 않고 바로 마시는 보졸레 누보와도 같이 막 담가서 금방 먹는 겉절이도 있다. 

와인이 김치만큼이나 한국음식들과도 잘 어울려서 불고기나 갈비에는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하는 메독와인이, 수육이나 삼겹살 등엔 멀로를 주로 하는 쎙떼밀리옹과 곁들이면 좋다고 하고, 김치와도 너무도 잘 어울려 소테른 와인과 김치는 천생궁합이라고까지 하지만 김치가 세계 어느 음식과도 어울리는 능력까지는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그것은 와인이 거만하고 맛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비해 김치는 특출나지만 오만하지 않고 마치 우리가 미운정 고운정을 안고 살아가듯 삶 속의 모든 것을 끌어안고 가는 여유 있는 심성까지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6일 연방 의회에서 처음으로 김치의 날 축하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캘리포니아가 최초로 ‘김치의 날’을 제정한 데 이어 지난7월 연방 의회는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하자고 발의한 결의안에 따른 것이다. 

  이제 우리 김치의 고고한 맛과 매력에 대한 자존심이 세계로 향하고 있는 거다.  
 


2022-1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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