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들썩이게 되며, 콜록콜록 주체할 수 없이 나오는 마른기침을 노년층 혹은 열심히 활동하시는 중장년층 분들이라면 겪어본 일이 있으실 겁니다. 대부분 감기를 앓았다거나 무리하게 일을 한 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은 이 기침은 유독 밤에 심해져서 함께 잠자리에 누운 사람의 수면까지 방해하곤 합니다. 지하철이나 모임 등 공공장소에서 콜록거리다보면 환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소음유발자가 된 것 같아, 몸도 힘든데 미안함까지 느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요.
그래서 열심히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보고, 집에서도 기침에 좋다는 도라지차나 둥글레차 등을 열심히 마셔보지만 따뜻한 기운에 잠시 좋아지는 듯 하다가 이내 똑같이 재발하곤 합니다. 결국 이 방법 저 방법 써보다가 반쯤 포기한 상태로 그냥저냥 기침을 달래가며 몇 개월 동안 고생하며 지내는 분들이 아주 많으십니다.
어째서 이런 증상이 생겨 여러분들을 힘들게 하고 잘 낫지 않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폐의 진액이 부족해서 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폐와 기관지가 너무 건조하다는 의미지요. 건조하니까 가래가 끓는 소리도 안나고 그냥 마른 기침만 나오고 목이 말라 자꾸 물만 들이키게 됩니다.
이런 경우 폐의 진액을 보하는 맥문동이나 천문동 같은 약재가 들어있는 한약을 쓰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약을 복용한 후 많은 환자분들께서는 그동안 고생한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십니다. 한의원에서 유달리 잘 고치는 증상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마른 기침이기 때문입니다.
기침은 기본적으로 기도의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배설해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반응의 한가지인데 3가지 포인트를 기준으로 원인을 다르게 봅니다.
먼저 기침이 지속된 기간이 짧은지 긴지(3주일을 기준으로), 가래 등 동반되는 증상이 있는지, 기침이 많이 나오는 시간대가 언제인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마른기침은 이러한 기준으로 보았을 때 기간이 보통 3주 혹은 길면 적어도 수개월 이상 지속이 되는 만성 기침이며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 건성 기침이고, 밤에(또 평소보다 몸이 피곤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기침입니다. 단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마른 기침은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혹은 심장질환이나 역류성식도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 여타 원인이 있는 기침이 아닙니다.
가래나 염증, 기도 과민성 등 유발되는 원인이 명확한 다른 기침들은 병원에 가서 쉽게 잘 낫는 기침으로 바로 증상이 소실되는 편이고 며칠이 지나면 자연스레 낫기도 합니다.
마른기침은 한의학에서는 야수(夜嗽), 음허수(陰虛嗽), 혹은 건수(乾嗽)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는 한의학에만 있는 개념인 허증에 속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기침을 유발하는 요인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잘 낫지 않습니다.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원인으로 인한 폐의 진액(津液)부족인데, 기관지에 충분한 양의 윤활액과 조직액들이 부족하게 되어 폐가 바짝 마른 상태가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마른 기침은, 폐와 기관지가 기침이라는 물리적 자극을 유발해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진액을 채우기 위해 애를 쓰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이는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폐에 작용하여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약들로 조합된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입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발생하여 밤에 유독 심해지고 가래가 동반되지 않는 마른기침이라면 주변의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굿모닝 한방병원 원장 정일선
▶문의: (562) 924-5230
2020-02-1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