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년을 정들여 살았던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한동안 적지 않은 감회에 젖어야 했습니다. 미국에 이민 온 이후로 한 장소에서 사반세기를 지내며 겪었던 이런저런 기억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목회를 시작하기 전 세상에서 사업을 할 때 장만했던 집인데 같은 장소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특별히 아이들이 이곳에서 초·중·고교를 다 다녔기 때문에 우리 가족에게는 더없이 귀한 보금자리요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사를 하는 일이 엄청나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통계도 있듯이 이번에 이사하는 것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살던 집을 팔고 새 장소에서 집을 사는 일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간을 맞춰서 에스크로를 마감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집을 사고파는 절차와 과정이 녹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간 살아오면서 모은 가구며 세간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었다가 버려야 했던 사실은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얻게 된 커다란 교훈입니다. 평소 한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타운에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금번 이사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 타운은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편리함과 불편함이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아파트나 콘도가 많이 있는 관계로 답답하고 복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가는 곳마다 자동차 주차공간을 찾아야 하는 것도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편리한 점도 있는데 우선 일터와 가까이 있다 보니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주말이나 저녁에 시간을 활용해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한마디로 예전보다 훨씬 다이나믹해진 삶의 문화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