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라..." 이는 인생을 노래한 이채 시인의 시 구절로서 세상 모든 것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우리의 삶이 각자의 이해의 폭과 넓이와 깊이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언젠가 영국 여왕이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십자훈장을 수여하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전쟁으로 손과 발을 잃고 사람들에게 들려 나온 한 병사가 있었는데 여왕은 그에게 훈장을 수여하기 전에 한참동안 뒤로 돌아서서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러자 병사는 여왕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국과 여왕폐하를 위해서라면 다시 한번 제 몸을 바쳐 싸우겠습니다." 병사를 감동시킨 것은 여왕이 수여한 훈장이 아니라 그녀의 눈물이었습니다. 전쟁에 참여했다가 사지를 잃고 돌아온 병사의 마음을 중심으로 위로하려 했던 여왕의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위로는 병사가 당했던 아픔과 고통과 상처를 자신의 것처럼 생각하며 이해하려는 마음을 통해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이해하는 마음은 사람 사이에 관계를 이루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일이든지 자신의 처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한다면 문제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때 자신이 그로 하여금 미워할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뒤돌아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허물을 먼저 깨닫게 됨으로써 스스로 행동을 삼가면 남의 잘못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남을 이해하려는 아량의 밭이 넓어질 때 사람 사이의 관계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도 끝까지 그의 입장에 서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