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세상에서 가장 긴 날개를 가진 새가 있는데 알바트로스 즉 '신천옹'입니다. 양 날개를 펴면 3미터가 넘을 때도 있으며 새의 그림자가 하늘을 덮고 만 리를 간다 해서 '하늘의 조상이 보낸 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반면에 긴 날개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몸이 큰데다 긴 날개를 펄럭거려도 빨리 날지 못하는 약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잡히기도 해 멸종 위기에 이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알바트로스에게는 생존을 위한 반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새들은 바람이 거세지면 날기를 멈추고 숨는 데 비해 알바트로스는 바람이 거세질수록 하늘을 비상하는 용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긴 날개를 이용해 한 번의 날갯짓 없이도 6일간을 날 수 있으며 두 달 만에 지구를 도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높이 나는 새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이 새가 한 번도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이유는 강한 바람이라도 바람의 높낮이와 기류를 파악해서 비행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하다가도 바람이 강하게 일어나면 이에 맞서는 도전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악조건에도 인내하며 자신의 때를 기다리다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비행하는 알바트로스를 생각해봅니다. 우리도 이와 같이 눈부시게 비상하는 그 날을 위해서 삶에 찾아오는 어려움을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꿈을 단단히 붙드는 것은 꿈을 놓치면 인생의 날개가 부러져서 날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어려움이 닥쳐도 인생반전을 꿈꾸면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17-05-3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