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옛날 한 부자가 길에서 그만 돈 자루를 잃어버렸습니다. 돈을 찾기 위해 부자는 돈을 찾아주는 사람에게 백 냥을 주겠다고 광고를 했습니다. 며칠 후 한 소년이 돈 자루를 들고 찾아왔는데 막상 사례로 백 냥을 줄 것을 생각하니 부자는 아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자는 잠시 고민한 후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돈이 꼭 백 냥이 모자라는데 네가 미리 사례금을 챙긴 모양이구나."
소년은 부자의 어이없는 말에 화가 나서 사또에게 사정을 호소했습니다. 사또는 부자와 소년을 부른 후 먼저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자루에서 돈을 꺼낸 일이 있느냐?" "없습니다." 이어서 부자에게 물었습니다. "자네가 잃어버릴 때 자루에는 얼마나 들어 있었나?" "오백 냥입니다." "소년에게서 받을 때는 얼마나 있었느냐?" "사백 냥입니다."
그러자 사또는 이렇게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럼 이 자루는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것 같구나! 이 돈 자루는 진짜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이곳에 보관하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절반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 소년에게 줄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필요 이상의 것을 탐하다가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지나친 욕심은 사리분별을 어둡게 해 일을 그르치게 합니다. 탐욕은 우리의 삶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말했습니다. "탐욕은 모든 것을 얻고자 욕심내어서 도리어 모든 것을 잃게 한다."
2017-06-15 02: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