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위치한 5평 남짓한 좁고 허름한 '꽃 돼지 분식'이라는 떡볶이집이 있었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어머니 곁을 지켰던 외아들 역시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는 슬픔을 떨쳐내기 위해서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가게 월세를 내기도 힘든 형편이었지만 어린 손님들이 배부르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할머니의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앞에 큰 도로가 생기면서 할머니의 가게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월세 10만 원을 내기도 어려웠던 할머니에게 있어서 새로운 가게를 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어릴 때부터 할머니의 떡볶이를 먹고 자란 사람들이 꽃 돼지 분식을 없앨 수 없다고 하면서 각처에서 몰려들었습니다. "저는 가게 간판을 만들어 드리지요." 저는 식당에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하겠습니다." "가게 내부 공사는 나에게 맡겨주세요.”"30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서 인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을 하여 새로운 가게를 위한 보증금까지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가게 문을 여는 날 할머니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할머니만이 누리는 행복에 젖어있는데 그것은 그릇이 넘치도록 그릇 가득 떡볶이를 퍼주는 일입니다. 할머니의 떡볶기는 기발한 요리법으로 만들거나 특별한 조미료가 사용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할머니만의 따뜻한 맛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익을 챙기지 않으면서 손을 펴서 손님들과 나누기 원하는 섬김의 맛입니다. 그런 섬김이 많은 이웃을 감동시키고 가게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2018-08-29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