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신랑 신부가 늦은 나이에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느 부부보다 행복해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신랑의 팔짱을 끼고 가만히 있어야 할 신부가 주례사를 하는 동안 계속해서 손과 얼굴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신랑은 청각 장애인 이었고 신부는 이러한 신랑을 위해서 수화로 주례사를 전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일부는 신부의 행동을 궁금해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여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가장 훌륭한 신랑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로써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주례 선생님 역시 주례사를 마치며 주례의 마지막 부분을 직접 수화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모든 하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습니다. 되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결혼식이 됐습니다. 비싼 황금 잔에 담긴 물도 값싼 바가지에 담긴 물도 똑같이 사람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습니다. 우리와 피부색이 같지 않은 사람의 마음에 담긴 사랑도 여전히 아름다우며 더욱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화가 고흐는 "부부란 서로 반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써 전체가 되는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당장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서로를 감싸주고 보완해주는 가운데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신랑을 위해서 스스로 인생의 수화가 되기를 자원했던 신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9-05-02 00:00:00